현대상선 용선료협상 시한 5월까지 연장

입력 2016-03-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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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내달 도래하는 현대상선에 대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를 3개월간 미뤄줌에 따라, 현대상선은 현재 진행 중인 용선료 인하 협상 기한을 그만큼 벌게 됐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협상 전까지 유동성 위기를 타개할 만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기름값, 운항비, 인건비, 항만부두 사용비 등 기본적으로 드는 비용을 포함해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갚을 여력도 없다.

시장에서 돈을 빌려올 만한 상황도 아니다. 한국기업평가는 21일 현대상선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채무불이행 발생 가능성이 큰 CCC로 내리고 부정적 검토 대상에 올렸다.

최근 현대상선이 보유한 알짜 자산들에 대한 매각 역시 당장의 현금성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현재 현대증권 매각과 함께 부산신항만 지분,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 등을 진행 중이며, 유조선 사업부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당초 현대상선은 용선료 협상을 이달 중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오는 4월 도래하는 채권에 대한 만기 연장을 요청할 방침이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25일 공시를 통해서도 “이해관계자들의 동의가 3월 31일까지 확정되지 않는다면 현대상선은 법정관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용선료 인하 협상 일정이 생각보다 지연되면서 현대상선의 정상화 방안과 채권단의 지원 일정 역시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앞서 현대그룹이 발표한 현대상선 정상화 방안의 핵심은 용선료 인하로, 용선료는 현대상선의 경영악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현대상선의 용선료는 운임 시세가 높던 4∼5년 전에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다른 해운사보다 5배가량 비싼 용선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상선은 지난 2월 말부터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 1차 협상을 벌여왔다. 선주들 역시 현대상선의 법정관리 행(行)을 막기 위해 용선료를 재조정할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인하율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의 중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용선료 인하 협상이 생각보다 지연되면서 일정도 조금씩 밀리게 됐다”며 “현대상선이 보유한 컨테이너선의 다섯 선주 중 한 곳으로부터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용선료 인하 협상이 수포로 돌아가면 채권단의 지원 역시 전면 중단될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조건부 자율협약은 회사 자구안 및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조정 협상 등이 진전을 보임에 따라 회사의 정상화를 뒷받침하고자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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