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를 두고 흔히 '투자심리의 바로미터'라는 말을 한다. 증권주의 실적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시장의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거래대금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주식에 쏠리고 거래대금이 늘어나면 곧 증권회사들의 수익과도 직결된다. 이 때문에 요즘같은 '주식의 시대'에 증권주가 각광받고 있다.
최근 증권주의 상승에는 몇가지 이유가 추가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 불고 있는 각종 인수합병(M&A) 시나리오와 지난주 국회 소위를 통과한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한 기대심리가 증권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뭔가 특별한(something special)' 이유들이다.
증권주의 상승에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것은 단연 지난달 말에 있은 우리투자증권의 인수합병(M&A) 발언이었다.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올해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19.8%의 상승률을 보이다가, 우리투자증권의 M&A 발언이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 현재까지는 32.5% 올랐다. 다섯달 동안 오른 것보다 불과 보름 여만에 오른 것이 두배에 가깝다.
비교지수로 코스피지수를 살펴보자.
코스피지수는 올해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15.6%의 상승률을 보였고, 이후 지금까지는 6.5%로 오히려 상승폭이 줄었다. 증권주의 상대적 강세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 서울증권 등 든든한 모기업의 후광을 받고 있는 증권사들도 M&A발언을 쏟아내며 상승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지난주에는 그동안 설왕설래했던 자본시장통합법이 국회 소위를 통과하면서 또 한번 증권주 상승에 불을 지폈다.
이쯤에서 냉정히 증권주의 상승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M&A바람이 불고, 자본시장통합법에 대한 기대심리가 충만하다고 모든 증권주가 덩달아 오르는 현상은 과연 바람직할까.
대한투자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될 경우의 증권주의 성장성에 점수를 줘야하며, 얼마나 점수를 줄 것인가에 대한 것은 시장참여자의 몫"이라 전제한 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성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경쟁력을 갖춘 우량 대형주로 관심대상을 좁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식투자는 '미인선발대회'라는 말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우량한 종목들로 압축해야한다는 것이다. 모두들 증권업계 '빅3', '빅5'를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누구나 다 그렇게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많은 지면을 할애해 증권주에 대한 단상(斷想)을 늘어놓은 이유는 지금의 주식시장 랠리의 선봉에 증권주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18일 국내증권사들의 시황분석 요약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국내증시로 한층 풍부하게 유입되고 있는 유동성의 증가 뿐만 아니라 개별 기업들의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내에서 종목별로 매기를 확산시키는 주요한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두 가지 확산효과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첫째는 유동성의 확산효과로, 기관 및 개인투자가들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한층 풍부해짐에 따라 시장의 매기가 기존의 주도주 뿐만 아니라 여타 후발주자군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효과다. 둘째는 기업실적의 확산효과로, 국내경기가 바닥권을 통과하면서 수출경기의 호조세 지속과 더불어 내수경기의 회복세가 건설 및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일부 대기업 중심의 실적 호전세가 중소형 납품업체들이나 부품업체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효과를 꼽을 수 있겠다. 따라서 지수의 움직임에 크게 얽매이기보다는 기존 주도업종 및 선도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되, 종목별로 전개되고 있는 매기의 확산을 감안해 2분기 실적호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의 제고 또한 요구되는 시점이다.
▲부국증권 김민성
-중국 인민은행의 추가 긴축 가시화, 미국 FRB의 연내 금리인하 기대 감소, 일본은행의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금리인상설, 유럽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 등 글로벌 긴축우려가 언제든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세계 경제의 견조한 성장이라는 펀더멘탈상의 요인이 기술적 과열에 대한 부담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겠다. 수급 측면에서는 이머징마켓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진행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최근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컸지만 개인 및 기관의 직간접적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는 등 내부 유동성은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트리플위칭데이에 대거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가 후폭풍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하겠다.
▲삼성증권 안태강
-기계, 조선, 철강으로 솟아 올랐던 한국 증시가 최근에는 증권주와 지주회사 테마등으로 이어지며 1770선을 넘어섰다. 아직 시장 전체의 벨류에이션이 버블이 아닌 이상 시장은 업종간 순환매와 업종내 순환매 그리고, 번갈아 나타나는 테마 형성을 통해 한 단계씩 레벨업을 꿰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많이 올랐지만,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시장의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업종과 종목에서 기회를 찾으면서 시장은 순환매를 통해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1800선이 얼마 남지 않은 국내 증시에는 아직도 주가 상승을 얘기할 수 있는 이슈들이 존재하고 또 생겨날 것이다. 개별적인 종목별 접근에 있어서는 이전 보다 더 꼼꼼이 들여다 볼 때다. 오목렌즈를
들고 시장 전체를 보는 큰 시각은 계속 가져가되, 이젠 볼롤렌즈도 추가적으로 들어야 한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이제 1800선까지는 28포인트가량을 남겨두고 있다. 한국 증시가 10년간 저항선 역할을 해온 PER 10~ 11배를 통과한 이후 이렇다할 저항선은 없는 상황이다. 경험적으로 본다면 90년대 후반 저항선 역할을 했던 15배 수준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를 감안한다면 PER 13배를 향한 지수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보유 중인 주식(중국관련주)은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실적개선과 주가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IT와 증권주에 대해서는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