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_여성단체⑥] “양질의 일자리 ‘현장’에 답 있다…5000여 구인처 발품”

입력 2016-03-17 11:00수정 2016-04-0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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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미 북부여성새로일하기센터장 인터뷰

▲주영미 서울북부여성발전센터장이 오후 서울 노원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서울 지하철 7호선 중계역에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재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여성(이하 경단녀)들이 한데 모여 있다.‘북부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북부새일센터)’. 출산과 육아 때문에 경력단절을 자처했던 30~40대 여성, 아직 할머니라고 부르기엔 젊은 50~60대 여성의 새로운 도전을 지원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여성들의 일자리 고민을 함께 나누고 구직활동을 적극 돕고 있는 주영미 센터장을 만나 새일센터의 역할과 기능, 성과, 경단녀의 구직실태와 만족도 등을 알아봤다.

“100세 인생이라고 합니다. 긴 인생을 잘 살려면 일자리가 있어야죠. 일ㆍ건강ㆍ경제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건강해야 일을 할 수 있고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건강도 유지되기 때문이죠. 연간 1만명의 여성이 우리 센터를 찾습니다. 그 중 80%가 재취업에 성공하죠. 그러나 중간탈락자도 많습니다. 3개월 정규과정(160~200시간)을 소화하는 것이 마음먹은 것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심적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자신감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교육 서비스도 필수로 포함됩니다.”

북부새일센터의 관할지역은 노원구와 도봉구 , 강북구, 성북구, 중랑구 총 5개 지역이다. 센터 이용자 가운데 전문대졸 이상은 45.3%, 고졸은 37.1%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2.1%, 50대가 29.3%, 60대가 16.7%로 40~50대 여성이 주를 이룬다. 구직자의 희망직종은 교육 관련직이 30.2%로 가장 높았고, 요양 및 사회복지사(20.9%), 사무직(13%)이 뒤를 이었다. 취업률 역시 교육 관련직(26.3%)이 가장 높았는데, 전문성과 안정성, 사회적 인정, 시간 활용 등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인기가 좋다고 한다.

센터가 위치해 있는 노원구의 경우 아파트가 많은 주거밀집 지역이고 사업장이 적기 때문에 센터 운영초기 가장 큰 어려움은 구인처를 발굴하는 것이었다. 공급하고자 하는 인력만큼 수요처가 확보돼 있지 않은데다 완전하지 않은 일자리 매칭은 다시 경력단절로 이어지기 일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센터는 ‘현장’을 중시하게 됐다. 고용유지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

“구인처 발굴은 쉽지 않아요. 구인처와 구직자에 대한 이해가 확실해야 매칭했을 때 실패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구인처를 발굴하고 직접 방문해서 실사를 합니다. 결국 발로 뛰고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구인처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어떤 구직자를 원하는지 확실하게 파악해야합니다.”

지역 내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취업연계를 활성화한 결과 현재 5000군데의 구인처를 보유하게 됐고, 지난해만 3100여건의 취업매칭을 성공시켰다.

이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6년 연속 A등급 평가(여성가족부 전국새일센터 평가)를 받으며 여성취업전문기관으로 자리한 데는 센터장의 리더십과 오랜기간 쌓아온 실무 경험이 한몫했다. 북부새일센터 출신이라고 하면 믿고 본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업계에서 신뢰도 두둑하게 쌓았으니 말이다.

(주영미 서울북부여성발전센터장이 오후 서울 노원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주영미 센터장은 한국여성개발원(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출신이다. 당시 국제협력업무와 자원개발 분야에서 10년간 일을 했으며 그 중 3년 정도는 상담 분야에서 일했다. 사례집을 발간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상담센터에 배포하는 것이 주업무였고, 상담현장에서 경단녀와 다수의 시간을 보냈다.

“여성 문제는 결국 여성의 경제력에서 비롯됐습니다. 여성들의 고충은 대부분 가정에 있는데 남편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 탓에 이혼을 못하고 부부관계를 지속하고 있더군요. 이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왔습니다.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고 판단했죠. 여성무료직업안내소를 허가받아 취업 상담을 통해 취업시켜주는 일을 하게 됐어요. 오늘날의 새일센터 역할이었습니다.”

특히 주 센터장은 구직에 앞서 취업교육을 중시한다. 여성들을 더 좋은 일자리로 보내기 위해서다. 준비되지 않은 여성들은 결국 판매직이나 매장 관리직 등 육체노동을 할 수 밖에 없고, 취업을 연결시켜줘도 오래가지 못한다. 일이 급한 사람일수록 그만두는 기간이 빠르고 여유가 있는 사람일수록 차근차근 준비해 좋은 일자리로 취업을 연계, 경단녀의 삶을 청산할 수 있게 했다.

“나도 경력단절 기간이 3년 정도 있었어요. 여성개발원을 그만두고 시어머니 병간호와 육아에 매진했죠. 그때 나이가 40세였어요. 어머니 건강이 회복되고 친구와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재미난 생활을 하는데 문득 ‘내가 이러고 살아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놀기엔 너무 이른 나이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파트타임으로 한 달에 100만원 정도만이라도 벌수 있는 일이 없는지 찾아보게 됐죠.”

이 과정에서 주 센터장은 새일센터와 인연을 맺게 됐다. 15년간 여성 분야에서 일한만큼 여성교육과 재취업 업무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는 2004년 새일센터 관리팀장으로 재취업에 성공,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주 센터장의 목표는 단 하나. 여성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다. 고용이 유지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고, 지역에 적합한 맞춤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과 공급, 일자리 연계를 통해 여성취업전문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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