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휩쓴 코스닥시장… “옥석 가려야”

입력 2016-03-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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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VR 관련주 강세 주가 견인… 전문가들 “급락 위험 상존” 지적

우리 증시가 안정되면서 코스닥 지수가 2달 만에 연중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승세는 각종 테마주의 돌풍으로 해석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687.60을 기록, 지난 1월 6일 687.27을 2개월 만에 넘어서며 올 들어 최고점을 찍었다. 시가 총액은 205조1000억원으로 역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초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던 세계 증시는 최근 유가 급등과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감 등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 증시도 점차 방향성을 찾는 움직임이다. 김형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며 코스닥이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기관의 순매수세가 기대돼 코스닥의 추세적인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이며, 실적호전이 부각되는 업종 대표 종목들이 지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코스닥 시장은 각종 테마주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더욱 요동치는 장세를 보였다. 오는 4월 13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린 것은 물론,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방산주의 상승, 이밖에 가상현실(VR)과 인공지능, 지카바이러스 관련주의 강세 등이 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인공지능 관련주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의 대국을 계기로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알파고가 세계 1위 바둑기사인 이세돌을 불계승으로 이기면서 인공지능 기술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과 이른바 ‘로봇주’로 분류된 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용 로봇업체인 디에스티로봇은 전날 개장 직후 상한가(7700원)으로 직행했다가 전날보다 17.20% 오른 6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진로봇과 로보스타도 각각 5.59%, 3.21% 올랐다.

인공지능 테마 열풍에 앞서 지난달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가상현실(VR)이 주목받자 투자자들은 관련 수혜주 찾기에 분주했다. 지난달 초 5950원이던 이랜텍은 전날 8980원을 기록해 50% 이상 급등했으며, 큐에스아이(28.1%), 칩스앤미디어(26.9%), 쎄니트(9.1%) 등도 크게 올랐다.

총선 정국에 얽힌 정치 테마주는 올해 초 거래소 시장감시본부가 특별히 눈여겨보겠다고 밝힐 정도로 코스닥 시장을 달구는 이슈다.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전 대표와 얽힌 우리들휴브레인과 뉴보텍,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안랩과 써니전자 등의 주가는 이들의 행보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테마주가 부각될 때마다 주가가 급등 이후 급락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치 테마주는 물론 VR테마주, 인공지능 테마주 등도 기업의 실적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투자분석 대신 일확천금을 노리고 위험한 배팅을 하는 측면이 크다”며 “단순한 기대심리로 일반 투자자가 접근할 경우 낭패를 보기 쉽다”고 지적했다.

테마주는 주가조작 세력의 좋은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검찰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테마주’에 편승해 주가를 조작한 코스닥 상장기업 실소유주에 대해 지난 8일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들은 신약개발이나 LED조명 생산, 광산 개발 등 테마주 업체가 될 수 있는 회사들을 차례로 인수한 후 허위 공시·보도자료를 유포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띄워 1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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