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보자” 한은 기준금리 동결, 9개월째 1.50%(상보)

입력 2016-03-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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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1.50%로 동결했다.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하 이후 9개월째 동결행진이다.

(한국은행)
이는 대내외 경제·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여력을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원·달러 환율은 1200원과 1240원 사이에서 급등락을 반복 중이다. 3월 들어서도 전일대비 평균 변동폭이 8.35원에 달하는 등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우려가 걷히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하 결정에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달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는 점에서 지표에 대한 확인심리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12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지표에 대한 확인 과정이 추가로 더 필요한데다 가계부채 확대에 따른 우려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금통위에서도 한 금통위원은 “성장 및 물가 경로의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비한 정책여력 확보가 보다 강조돼야 할 시점”이라며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동향, 가계부채 증가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의 정책결정이 코앞이라는 점에서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가능성이 크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0일밤, 미 연준(Fed)은 16일(현지시간) 각각 추가 양적완화와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달부터 규모가 5조원 증액되고 범위도 기술형창업에서 창업으로 확대된 금융중개지원대출도 동결결정에 무게를 실은 요인이다. 지난달 문우식 추정 위원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이 대폭 확대 개선될 수 있다면 금리정책의 대체수단으로 마이너스 금리정책 이상의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다만 시장과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다. 수출부진과 내수위축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2월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12.2% 하락하는 등 수출은 올 들어서도 두자릿수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1월 산업생산도 전월보다 1.2% 떨어져 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공동락 연구원은 “4월 수정경제전망 발표와 함께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상반기 중 인하가 힘들게 됐다는 관측도 있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방향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실패했다. 인하 시점을 심각하게 놓쳤다”면서도 “4명의 금통위원 임기가 4월로 끝난다는 점에서 사실상 상반기 인하는 물 건너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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