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삼·오미자 국제표준 추진하는데… 강 건너 불구경하는 정부

입력 2016-03-0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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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고려인삼과 오미자 등 한약재 등에 대해 국제표준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소극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한의학계에 따르면 세계전통의약 분야 국제표준 제정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표준화기구(ISO) 전통의학 기술위원회(TC249) 총회에서 중국은 2014년 고려인삼에 대해 ‘전통중의학-인삼종자 및 종묘’라는 명칭으로 국제표준을 제정했다. 중국은 이어 오미자에 대해서도 ‘중의학’이라는 이름으로 국제표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품목에 제한 없이 지속적으로 국제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ISO TC249에 참가해 의견을 내고 있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한 탓에 투표에서 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중국은 각국 참여 인사들이 중의학 수료자 혹은 화교 출신이어서 유리한 고지에 서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지속적 국제표준화 움직임이 국내 한약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불허한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현지에서 고려인삼 종자를 재배할 경우, 중국이 세계 각국에 값싼 중국산 고려인삼을 수출하고 국내에도 역수입될 수 있다.

생산농가 수입이 감소하고, 국가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출 감소로 경제적 손실도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인삼 시장은 1조1000억원 규모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2014년 ‘인삼산업 중장기 발전 보완대책’을 발표하고 2018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인삼에 대한 중국 표준화와 생산 수출 홍보 전략이 가속화되면 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특히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면 고려인삼과 오미자를 수입해 사용하는 경우,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도 불가피하다.

ISO TC249와 나고야의정서에 대응해 다양한 전문가를 확보하고 정부부처 간 유기적 공조와 공동 대처가 필요하지만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 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거시적 안목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5년, 10년, 그 피해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며 “외국인 대상으로 한의약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고, 국제사회에 우리의 목소리를 내 토종 한약재에 대한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ISO는 민간기관이고 회원국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사안이어서 정부가 나서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주관 부처인 식약처와 함께 어떻게 대응할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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