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부는 새로운 트렌드 '지주회사 전환'

입력 2007-06-12 13:13수정 2007-06-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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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S에 이어 올들어 SK, CJ 등 잇따라…한화ㆍ코오롱 등도 검토

재계에 지주회사 전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LG, GS, 태평양 등 일부 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데 이어 최근 SK, CJ, 한진중공업그룹 등이 잇따라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했다.

또 여기에 한화, 두산, 금호아시아나, 동양, 한솔, 코오롱 등도 전환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주회사 전환이 재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와 선단식 경영의 폐해를 없애고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와 기업경영효율성 증대 및 기업 및 주주가치 증대로 이어져 기업지배구조변화가 재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잇따르는 지주회사 전환

CJ그룹은 1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올 들어 재계 순위 30위권(공기업 제외) 내 그룹중 SK, 두산, 한진중공업 그룹에 이어 4번째이다.

그룹의 중추 회사인 CJ㈜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9월 1일자로 회사를 지주회사(가칭 CJ주식회사)와 사업회사(가칭 CJ푸드)로 분할하기로 의결했다. 기업분할후 지주회사는 자회사에 대한 투자만을 전담하고, 자회사들은 독립경영체제를 갖고 경영에 집중하게된다.

이번에 CJ가 채택한 분할 방식은 회사 재산과 주주 보유주식의 분할을 함께 진행하는 인적분할로, CJ㈜ 주식 1주를 보유한 기존 주주는 지주회사 주식 0.63주, 사업회사 주식 0.37주를 받게된다.

재계 상위그룹 중 LG가 2001년 일찌감치 지주회사로 변신했고 GS도 LG에서 떨어져 나온후 2004년 GS홀딩스를 출범시켰다. 2004년 이후 대상, 풀무원, 태평양, 농심 등 중견사들이 지주사로 전환했으나 대기업에서는 그동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최근 지주사 전환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재계 상위권인 한화ㆍ한진ㆍ금호아시아나를 비롯, 코오롱ㆍ동양ㆍ한솔 등도 지주회사 전환 방안을 마련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업지배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일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6월 현재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기업은 일반지주회사 34개사, 금융지주회사 4개사 등 모두 38개사이다.

◆ 재계 왜 지주회사인가

CJ는 “사업회사와 투자자산의 분리를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임과 동시에 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와 경영효율성 증대, 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목적이란 것이다.

사실 지주회사 전환은 정부와 주주들의 오랜 요구사항이었다. 재벌 회장이 소수의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에 권한을 행사하고, 한 계열사의 부실이 순환출자고리를 타고 다른 계열사로 전이돼 동반부실화되는 점을 막기 위해서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또 법적지위가 불명환한 구조조정본부의 폐해를 없애야한다는 목소리도 적지않았다.

SK 신현철 사장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언하면서 “단순하고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확립해 정부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며 계열사 부실동반의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대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새로운 공정거래법은 100%로 돼있던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한도를 200%로 높이고, 자회사와 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요건을 30%에서 20%(비상장사는 50%에서 40%)로 낮추는 등 지주회사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그동안 증시에 상장된 자회사에 대한 지분보유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드는 막대한 자금 때문에 주저했던 기업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를 만난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유리하다. 지주회사 체제가 도입되면 주식저평가 요인이 해소돼 관련기업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지주회사가 되면 계열사간 순환출자 등 복잡한 지배구조가 수직 구조로 단순화되기 때문에 타회사의 부실에 따른 경영리스크가 줄어들고, 자회사는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어 경영효율성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CJ 김진수 사장은 “그동안 CJ의 discount 요인이었던 계열사 투자 부담에서 벗어나 본업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됨으로써 사업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기업가치가 극대화돼 시장으로부터 제대로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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