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시행령 제정을 서둘러 진행한다.
금융위원회는 3일 오전 새로운 기촉법이 국회 본회를 통과한 직후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 등 시행령 제정에 필요한 후속 절차에 돌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미 여러 보완 의견을 고려한 시행령을 준비한 만큼 입법예고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법안 통과 후 시행령 제정까지 통상 6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이번엔 2개월 만에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의 근거가 되는 기촉법은 일몰을 앞두고 매번 재입법해야 하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한시법이다. 워크아웃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보다 시장의 충격을 줄이면서 효율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01년 제정된 이후 두 번의 실효와 재입법을 반복한 기촉법은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세 번째 일몰을 맞았다.
금융당국은 기업 구조조정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325개의 채권금융기관이 참여한 기업 구조조정업무 운영협약을 체결해 지난달 1일 시행했다.
운영협약은 기촉법에서 정한 워크아웃과 마찬가지로 신용공여액(의결권) 기준 75% 이상 찬성 시 기업 정상화를 추진하는 내용을 담았다.
더불어 채권금융기관의 자율성에 뿌리를 둔 만큼 협의회 의결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위약금을 부과하는 ‘손해배상책임’ 조항을 넣었다.
이날 국회 본회를 통과한 기촉법은 공포 즉시 발효된다. 일몰 시한은 2018년 6월 말까지 연장됐다. 금융위는 이날 기촉법과 함께 통과된 다른 법률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해 절차상 이달 말께 새로운 기촉법이 공포될 것으로 예상했다.
새 기촉법은 워크아웃 참여범위를 ‘채권금융기관’에서 ‘모든 금융채권자’로 넓혔다. 또한 적용대상을 과거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서 ‘모든 기업’으로 확대했다.
다만 금융위가 시행령에서 신용공여액 3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은 워크아웃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촉법이 발효되면 채권금융기관 기업 구조조정업무 운영협약은 자동 폐기된다. 운영협약에 따른 구조조정을 신청한 기업은 아직 한 곳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