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반려, 두 번 보류 끝에 통과한 이부진 '한옥호텔'...서울 최초 도심형 호텔된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열린 제4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호텔신라가 추진하는 장충동 신라호텔 부지 내 한국전통호텔 건립 계획인 '자연경관지구 내 건축제한 완화 요청안'을 수정가결했다. 사진은 (왼쪽)위치도와 건축계획안. (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는 지난 2일 열린 제4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호텔신라가 추진하는 장충동 신라호텔 부지 내 한국전통호텔 건립 계획인 '자연경관지구 내 건축제한 완화 요청안'을 수정가결했다.

중구 장충동2가 202번지 외 19필지에 들어서는 한옥호텔은 지상 3층, 91실 규모로 지어진다. 시는 자연경관지구 내 한국전통호텔 용도 허용과 건폐율 완화 계획안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이번 한옥호텔 건립계획은 지난 2011년 이래 2번의 보류와 2번의 반려 끝에 통과했다. 4전5기만에 본 결실인 셈이다.

앞서 시는 2010년 외국인 관광객 1200만 유치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 관광도시 조성의 일환으로 자연경관지구라고 하더라도 '조화를 이루는 한국전통호텔'에 한해 입지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이에 호텔신라는 이듬해부터 한국전통호텔 건립 계획안을 제출했으나 두 차례는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되기 전 반려됐고, 나머지 두 번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보류됐다.

자연경관지구 내에선 한국전통 호텔만 가능한데도 호텔신라가 기존 관광호텔에 대한 주차빌딩 건립계획을 포함하면서 시는 첫 계획안을 반려했다. 과도한 옹벽계획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도 포함됐다.

호텔신라는 2013년 층수를 완화하는 등 수정안이 담긴 계획안을 다시 제출했지만 이번엔 한양도성과의 부조화와 건축계획 및 공공기여의 적정성 등이 문제가 되면서 계획안이 보류됐다.

이어 서울시는 지난해에도 "기존 관광호텔 부속 용도의 주차장은 도시계획조례상 자연경관지구 내에 건립할 수 없다"며 계획안을 다시 한 번 반려했다.

결국 호텔신라는 지난 1월 지상과 지하 각 한 개층씩, 총 2개 층을 내려 최고 높이를 15.9m에서 11.9m로 낮추고, 116개 실의 객실 수를 감축해 91개 실로 수정했다. 성곽과의 이격 거리 역시 20.5m에서 29.9m로 늘렸다. 그러나 예상과 계획은 또 다시 무산됐다. 시가 건축계획 및 부대시설 비율의 적정성, 해당 대지의 역사성, 교통처리계획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4번 째 퇴짜를 놨다.

호텔신라가 한옥호텔을 건립하려는 부지가 한양도성에 인접, 자연경관지구와 역사문화미관지구가 뒤섞여 건축물 신·증축이 까다로운 만큼 특혜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당시 시의 입장이었다.

시는 호텔신라의 5번째 계획안의 통과 이유를 공공성이라고 설명했다. 한양도성과의 이격거리 △공공기여 △부대시설 비율의 적정성 △건축계획의 적정성 △교통처리계획 등의 공공성이 강화됐다고 봤다.

실제로 호텔신라의 계획안은 2013년 안에 비해 공공기여가 강화됐다. 당시 제시한 부지(4000㎡) 기부채납, 지하주차장 건립, 공원(7169㎡) 조성에 도성탐방로 야간 조명, CCTV 설치, 대형버스 18대 규모 지하주차장 조성 등이 포함됐다.

서울시 최진석 도시계획국 도시계획과장은 "최초의 계획안보다 한식기와 지붕, 전통조경 요소 등이 반영돼 한옥의 정취가 표현됐고, 한양도성과의 이격거리도 더 벌어졌다"며 "교통처리계획 역시 당초 계획보다 보완이 된 것으로 위원회는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서울에는 최초의 도심형 한국전통호텔이 건립된다. 차별화된 관광숙박시설을 제공해 글로벌 관광도시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앞으로 호텔신라는 사업구역은 물론 장충체육관 인근 노후 건물 밀집지역을 매입해 정비하게 된다. 도성 주변 환경이 개선되는 만큼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