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부, 국내 냉연강판 2.17~6.89% 부과 예비 판정… 글로벌 철강업체 견제
미국이 한국산 철강제품에 최고 6.89%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일단 한국산 철강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6.9%의 관세를 매길 방침이지만 현지 철강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와 워싱턴D.C.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전날 상무부는 수입산 철강 가격이 부당하게 낮다며 한국산 냉연강판에 수출업체별로 2.17~6.89%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반덤핑은 덤핑 상품에 고율의 세금을 부과하는 무역규제로, 외국의 특정 제품이 국내 가격보다 싸게 수입돼 자국 산업이 타격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국가별로는 중국 제품에 265.79%, 일본에 71.35%, 브라질에 38.93%의 비교적 높은 관세가 각각 부과됐고 러시아와 영국에도 5.79∼31.39%의 관세율이 적용됐다. 미국 정부가 외국 철강업체를 대상으로 반덤핑 관세를 물린 것은 지난해 12월 이래 두 번째다.
미국 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반덤핑 관세 부과에 나선 것은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세계 경기침체로 철강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글로벌 철강업체들은 공급 물량이 넘쳐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는 7월 미국 상무부의 이들 철강제품에 대한 최종 반덤핑 판정이 내려지면 당장 철강업체에 불똥이 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ㆍ세이프가드ㆍ상계관세 등 수입 규제 및 조사 사례는 16개국, 70건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각국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지만, 수입규제는 각국의 국내법에 따라 이뤄져 사후 대응에 한계가 있는 데다, 자칫 외교 문제로 불거질 수 있어 정부로서는 모니터링을 통해 제소 움직임을 파악, 피소를 방지하는 방안이 최선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계관세 조치는 정부 정책에 관한 것이어서 정부 차원의 공개적 대응이 가능하지만 반덤핑은 일반적으로 기업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