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국내 증시가 3월을 기점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속속 나오고 있다. 줄줄이 대기 중인 주요국의 통화정책회의에 따라 각국의 정책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반면 이 같은 정책이벤트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2일 증권사 보고서 등을 종합해 보면 적지 않은 증권사들이 이번 달 국내 증시를 둘러싼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역대 최장기간 순매도 행진을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난달 25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3거래일 연속 436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우호적인 움직임으로 돌아서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3월 중에 예정된 정책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인민대표대회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하나같이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줄 만한 굵직한 행사다. 이들 회의에서 각국은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공조 방안을 꺼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 같은 정책 이벤트가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정책 이벤트를 통한 정책 공조 강화가 위험자산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 전반의 안도 랠리 연장선에서 국내 증시도 기술적 반등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유가가 최근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도 반가운 흐름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원류(WTI) 가격은 배럴당 34.40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11일 26.21달러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3주간 31.24% 오른 것이다. 여기에 주요 산유국이 감산정책으로 돌아선다면 국제유가에는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3월 봄바람’이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정책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서프라이즈(예상을 뛰어넘는 정책)가 아니라면 증시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실적이 근간이 돼야 하는데 아직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정책공조 기대감이 글로벌 위험자산과 증시의 상승동력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대와 현실간의 괴리가 큰 데다, 만약 ‘서프라이즈’한 결과를 내 놓더라도 시장은 그다음 카드에 대한 우려감을 높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