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를 보면 1월의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지난해 1월 이후 최대폭인 1.2%나 줄어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바뀌었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각각 1.4%, 6.0%씩 줄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내렸다.
이처럼 생산·소비·투자까지 모두 위축된 것은 한국 경제의 동력인 수출이 맥을 못 추고 있는 탓이 크다. 통계청 관계자는 “1월 수출 부진이 심화되면서 반도체,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광공업 생산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2월 수출액은 364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2% 줄며 1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는 월간 수출 통계를 집계한 1970년 이후 최장기간 마이너스 기록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퍼센트로 급감하는 양상까지 보였다.
수출 급락에 ‘경상수지 흑자’ 성과도 빛을 바랬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6년 1월 국제수지’(잠정치)를 보면 지난 1월 경상수지 흑자는 70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47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 최장 흑자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이른바 ‘불황형 흑자’모습이 계속됐다.
문제는 유가하락, 중국경기 침체 등 악화된 교역요건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수출이 단기간 반등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소비, 투자, 기업체감경기마저 바닥인 상황에서 수출부진이 장기화되면 구조적인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범정부 지원체계를 가동해 수출부진 타개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특히 지난달 20% 넘게 성장한 화장품 등이 우리 수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이달 중 화장품을 포함한 식료품, 생활용품, 유아용품, 패션의류 등 5대 유망 품목에 대한 종합대책을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 대책에는 연구개발(R&D)·인력·판로·마케팅 지원방안이 담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