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지속 성장…전 세계 이끌던 리더십 지속은 의문”

입력 2016-03-02 10:48수정 2016-03-0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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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크루거 존스홉킨스대 교수 방한 강연

“과거엔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당연하게 주도해 왔고, 미국이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데도 세계 경제가 같이 회복되지 않는 탈동조화가 전개되고 있다. 지금 확실한 건 미국 경제는 상당기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이 세계 경제를 이끌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앤 크루거(Anne Osborn Krueger) 미국 존스 홉킨스대 SAIS(School of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 교수의 진단이다. 앤 크루거 교수는 1982~1986년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냈고 2001~2006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부총재를 지냈다.

▲앤 크루거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전 국제통화기금 수석 부총재)가 2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조찬 세미나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etoday.co.kr)
앤 크루거 교수는 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세계경제연구원(IGE) 초청 조찬 세미나에서 ‘미국과 세계 경제(The U.S. and the Global Economy)’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크루거 교수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세계 경제는 동조 움직임을 보였지만 지난 2~3년간 많이 달라졌다.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들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은 역풍을 맞고 유럽도 재정위기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난민 문제에 직면했으며 중동은 저유가, 남미도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여전히 미국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세계 경제의 전망이 좋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 경제가 다른 나라들의 고전에 얼마나 하강 압력을 받을 것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미국도 다른 나라 경제의 침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경제는 주택 및 건설 시장의 과열이 붕괴, 조정되는 과정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와 정부의 발빠른 대처에 힘입어 회복되고 있으며, 여기에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 미국 가계에 여유를 주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미국 가계는 소비하기보다는 저축하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할 경우 소비가 늘어나게 되고 이로써 경제 성장세는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미국은 필요하다면 1~2년은 더 부양을 위해 통화 및 재정 정책을 더 쓸 여유가 있다.”고 밝혀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자신했다.

미국와 유럽을 비롯, 전 세계 국가들이 구조개혁에 더 고삐를 죄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크루거 교수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2012년 이후 6% 대로 떨어졌고 이것이 한국과 미국 등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 단기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개혁을 지속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며, 주식 시장 등 금융 시장이 불안하지만 실물 경제 자체가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경착륙 가능성은 높지 않게 봤다.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가 생산성을 앞서가고 있다.”면서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줄이자는 것이 해고를 마음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취업)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최저임금의 수준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것 역시 적정 수준에서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좀 더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에 큰 이슈가 될 변수로는 ▲국가채무 ▲교역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 등 네 가지로 나누어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국제 통상에서 가져왔던 리더십이 다소 흔들리고 있으며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보호주의적 성향이 강해질 수 있다면서 무역 자유화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그동안 무역 자유화의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앞으로는 이를 주도하는 나라가 되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대선 결과는 미국 및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이 될 것은 분명하다면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재정적자가 많기 때문에 무상교육은 불가능하다.” “세금을 추가로 줄이기는 어렵다. 예산 지출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해 일단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시하는 무상교육에는 분명한 반대 의견을 냈고, 보편적인 감세가 안 된다는 것인지, 일부 계층에 대한 감세를 반대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더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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