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계열 OK, 1년반만에 자산 규모에서 HK 앞질러
업계 3위 OK저축은행이 최근 자산규모에서 업계 2위 HK저축은행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한 지 1년 반밖에 안 됐지만, 적극적인 소액신용대출과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자산 총액은 2조2000억원으로 HK저축은행(2조993억원)을 1000억원 이상 앞섰다. 지난해 9월말만 해도 HK저축은행의 자산총액은 2조554억원으로 1조7356억원인 OK저축은행보다 많았다. 석달 새 OK저축은행(4644억원)은 HK저축은행(439억원)보다 10배 이상의 자산 확대를 거두며 업계 2위 자리에 오른 것이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3조7911억원이다.
OK저축은행의 선전에는 적극적인 소액신용대출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소액신용대출금액이 740억으로, 1년 전 68억에 비해 988% 급증했다.
단기간에 소액신용대출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같은 계열인 러시앤캐시의 우량고객을 자사 대출고객으로 흡수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OK저축은행은 2014년 7월 러시앤캐시로 유명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예주·예나래 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대부업계 저축은행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은 계열인 러시앤캐시의 고객들을 많이 끌어와 이들을 대상으로 소매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고를 비롯한 기업 마케팅에 들이는 비용도 적지 않다.
OK저축은행의 한 달 광고비용은 20억원으로 2~3억 수준인 HK저축은행과는 격차가 크다. OK저축은행 배구단과 연계한 5~6% 적금 상품, 30일 무이자 대출 등 다양한 이벤트 마케팅도 적잖은 흥행을 기록했다.
다만 무리한 자산규모 확대가 자산건전성 훼손 등으로 이어져 OK저축은행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OK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014년 15.5%에서 지난해 9월말 13.7%로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BIS비율이 12.5%에서 13.7%로 상승한 HK저축은행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무리하게 자산을 늘리는 불필요한 경쟁은 하지 않겠다”며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얼마나 많이 하느냐 등 내실 키우기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실제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등 기업의 내실을 보여주는 지표는 HK저축은행이 OK저축은행에 앞선다. 지난해 9월말 기준 HK저축은행의 영업이익은 205억, 당기순이익은 157억인 반면, OK저축은행은 각각 46억, 38억에 불과했다. 이는 SBI저축은행의 영업이익 138억, 당기순이익 59억 보다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