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14년을 기다린 기적같은 영화 '귀향'

입력 2016-02-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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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팡팡] 14년을 기다린 기적같은 영화 '귀향'

오는 24일 일본군 위안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귀향'(감독 조정래)이 드디어 개봉합니다. 사실 '귀향'은 오랜 시간 투자자를 찾지 못해 고전해 왔습니다. 투자사도, 정부조차도 관심이 없었죠.

결국 나선 것은 '7만 명'이 넘는 시민들. 그들의 후원으로 모인 12억 원. 이를 통해 조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지 무려 14년만에 빛을 보게 됐습니다.

조 감독이 '귀향'의 시나리오를 쓰게 된 것은 한 장의 그림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가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 일제에 끌려간 소녀들이 총살을 당하고 불구덩이에 태워지는 참혹한 모습입니다. 할머니가 고작 열여섯의 나이에 목격한 장면이었죠.

강일출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영화 귀향은 열네 살 소녀 정민이 일본군에 끌려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아버지의 지게에 올라타 놀 정도로 작고 어렸던 정민은 영문도 모른 채 가족의 품을 떠나 '지옥'으로 향합니다.

정민과 함께 끌려온 언니 영희를 맞이한 것은 차디찬 전쟁터의 위안소. 그리고 마구잡이로 달려드는 일본군의 더러운 손길
"여기가 지옥이다"
몸과 마음을 짓밟힌 소녀의 목소리는 슬픔과 분노를 자아냅니다.

'귀향'은 지난 14일 의미 있는 장소에서 시사회를 가졌습니다.
바로 정민을 핍박했던 그 나라, 일본인 관객을 상대로 영화를 선보인 것이죠.
"'아리랑'에 이런 비참함과 참혹함이 깃들어 있는 줄 몰랐다" (하마다 ***)
"너무 충격을 받았지만, 일본 국민은 다 영화를 봐야 한다" (이시야마 ***)

그리고 영화의 주인공,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도 눈물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우리는 이만큼 살았기 때문에 이런 영화도 보지만, 먼저 간 할머니들은 한을 얼마나 품고 갔나 몰라요"
"우리 때문에 고생하고, 이렇게 모두 옆에서 지켜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옥선 할머니

대한민국 국민이 만든 영화 '귀향'에 관심이 뜨겁습니다. 당초 50여개에 불과했던 상영관도 속속 늘어나고 있죠. 한 명이라도 더 영화가 닿을 수 있기를 바랐던 사람들의 소망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개월 동안 친해진 할머니 어깨에 안마를 해드리려고 손을 대는 순간 할머니가 제 손을 바로 밀쳐버렸어요. 반사적이었어요, 아주. 할머니도 놀라고 저도 놀라고. 할머니들이 아직까지 얼마나 끔찍한 고통 속에 사는가를 알게 되고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조정래 감독 (2015년 3월 11일자 국민일보 인터뷰)

고통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70년이 넘는 세월의 고통을 견디는 할머니들에게 14년을 기다린 기적 같은 영화 '귀향'이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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