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오는 4월 3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연례 주주총회를 야후의 금융정보 사이트인 야후파이낸스 페이지로 생중계 한다고 야후파이낸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크셔가 인터넷으로 주총을 중계하는 건 창사 이래 처음이며, 덕분에 야후의 숨통도 다소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는 보통 회사에 관한 영화로 시작해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인 버핏과 부회장인 멍거가 6시간 동안 주주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올해는 회사 상황과 투자, 경제 전망, 일상 등에 대해 5시간에 걸쳐 버핏과 멍거가 애널리스트와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형태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버크셔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야후파이낸스는 오마하에서 일어날 열정적이고 흥미로운 일들을 전 세계 청중들에게 소개하는 훌륭한 플랫폼”이라고 평가하며 첫 인터넷 방송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야후파이낸스는 버크셔의 인터넷 방송이 야후로하여금 잠재적 온라인 시청자 수백만명을 유인하고, 광고주를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야후의 핵심인 인터넷 사업은 고전하고 있으며, 마리사 메이어 CEO는 핵심 사업 매각도 불사할 태세다.
야후파이낸스의 앤디 서워 편집국장은 CNBC에 “버핏이 작년 12월에 야후로 웹캐스트가 가능하냐는 의사를 타진해왔고, 우리는 생중계로 광고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이번 버크셔 주총 인터넷 생방송 유치 배경을 설명했다. 버핏이 야후에 먼저 손을 내밀었단 소식에 이날 야후의 주가는 29.28달러로 전날보다 2.24달러(8.3%) 폭등 마감했다.
버크셔는 철도 사업인 BNSF, 데어리퀸 아이스크림, 게이코 자동차 보험과 시즈캔디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대부분 미국 기업이지만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면 다른 업체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은 버핏이 버크셔를 인수한 지 50주년 되는 해였다. 이에 오마하에는 50주년 기념 주총에 참석하기 위해 약 4만 명의 인파가 몰렸다. 주총 참석자 수는 처음에 수십명 단위로 출발했지만 1996년 저가 ‘B클래스’ 주식을 만들면서 급속도로 불어났다. 이번에 인터넷 방송까지 하게 되면 버핏의 ‘자본주의 우드스탁’을 위해 오마하를 여행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도 갖게 된다. 버크셔 주총에 참가하면 기업에서 할인을 받고 또한 5km 마라톤 대회 참여와 버핏이 애용하는 고랏츠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식사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은 버크셔 본사가 있는 오마하까지 가지 않아도 버핏과 그의 동료인 찰리 멍거 두 사람의 투자 비법을 전해들 수 있고, 버핏 역시 언론을 통하지 않고 전세계의 투자자 및 네티즌에게 직접 자신의 뜻을 전달할 수 있다.
다만 오마하에 있어선 버크셔의 연례 주총이 대학 야구 미국 선수권 대회 ‘칼리지 월드 시리즈’에 버금가는 관광 이벤트인 만큼 인터넷 생중계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버크셔 연례 주총 기간에는 항공료가 급등하고, 호텔 요금이 평소의 2~3배까지 뛴다. 주총 행사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호텔 객실 이용요금은 1박당 500달러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