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는 17일 ‘제36회 T 개발자 포럼’에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후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청사진은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미디어플랫폼 산업의 동반 성장 구조를 만들고, 독립제작사 전문 채널의 개국과 음성·핀테크를 접목한 융합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골자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 이후 미디어 플랫폼 사업의 주체가 될 SK텔레콤의 자회사다.
이인찬<사진> SK브로드밴드 대표는 이날 “합병으로 성장 엔진을 확보하고, 미디어ㆍ통신 융합기술 기반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미디어 산업 변화 속에서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며 합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인수합병 후 △플랫폼 확대와 콘텐츠 지원 강화 △뉴미디어 플랫폼 연계 신기술 생태계 구축 △고품질 영상 서비스 위한 인프라 투자 확대 등 ‘3대 추진 계획’을 세웠다. 이를 기반으로 미디어 산업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는 CJ헬로비전 합병 이후 실시간 채널과 콘텐츠의 지속 발굴에 나서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춘 콘텐츠 업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콘텐츠 펀드를 조성해 이를 콘텐츠 육성, 수익 재투자에 활용해 미디어 플랫폼과 콘텐츠 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더불어 독립 제작사 전문 채널의 개국ㆍ운영의 지원 및 활성화 기여를 통한 콘텐츠 창출과 산업 내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선다.
개인화 서비스와 멀티 스크린 서비스를 강화하고, 음성·핀테크 등을 접목시킨 융합형 서비스의 개발 등 고객의 이용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술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UHD와 같은 고화질 영상 전송 기술 고도화는 물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차세대 통신환경에서 적극 활용될 각종 기술들에 걸맞은 콘텐츠를 발굴하고 상용화에 앞장선다.
이 대표는 “개발과 상용화 과정에서 아이디어 기술력을 보유한 다양한 사업자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해 플랫폼의 개방성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SK브로드밴드는 합병 이후 케이블 방송 디지털화에도 적극 나서는 등 고품질 영상 서비스의 기반이 될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현재 50% 정도인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 전환율을 향후 5년 내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편, 최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두고 경쟁사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합병 반대 의견을 공식 발표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창조과학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합병이 시장의 경쟁 구도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현재 무선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케이블 방송구역 23개 지역 중 17곳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이 합병하면 미디어 시장에서 독과점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