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산입 기준’ 첫 제시에 의의
합리적인 경영판단으로 기업이 지출한 비용은 손금에 산입해 법인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동안 세법 규정에서 손금산입 범위가 명확치 않아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해 기업과의 적잖은 마찰을 일으켜 왔었다.
그런 만큼 이번 판결은 손금 산입 기준을 제시한 첫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현행 법인세법에 따르면 ‘법인의 사업과 관련해 발생하거나 지출된 손실 또는 비용 중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것’은 손금에 산입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세관청은 그 동안 법인세법이 정하고 있는 손금의 범위에서 ‘통상적’이란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지출의 목적 등이 명확하지 않거나 직접적인 영업을 위한 비용이 아닌 경우 법인세 부과대상에 포함시켜 왔었다.
서울고등법원 특별7부(재판장 김대휘 부장판사)는 제이티인터내쇼날코리아가 “대리점에 지원한 인건비 등에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인세법의 ‘일반적으로 용인’ 된다는 것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으며 ‘통상적’이라 함은 납세의무자와 같은 종류의 사업을 하는 자들이 보통 같은 상황 아래 있다면 문제가 된 지출을 행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산 제조담배의 수입 및 판매업체인 제이티인터내쇼날코리아는 1999년부터 2003년 12개 대리점에 인건비와 차량지원비 등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과세관청은 손금에 산입할 수 있는 판매부대비용이 아니라 접대비에 해당한다며 총 100억여원의 법인세를 부과하자 원고는 소송을 내 1심에서 일부승소 했다.
재판부는 “납세자의 합리적인 경영판단을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통상적’인 비용이라 함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를 위해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따라 지출하는 비용이라고 해석해야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