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도덕성 시비와 계열사 주가는 반비례한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발행이 고등법원에서까지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결국 그룹 총수인 이건희 회장의 도덕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런 가운데 삼성의 주력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주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가의 도덕성 시비와 실적에 따른 주가가 반비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우연의 일치로 지난해 9월 28일 검찰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문제로 이학수 삼성 부회장을 소환조사 했을 당시 그 다음날부터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또 그해 12월 7일 검찰의 이재용·홍라희씨 등 서면조사가 시작됐을 때 당일에는 -1.42% 빠진 62만6000원을 기록했으며 그 다음날인 8일에는 -2.40% 나 떨어졌고 이후 주가 하락이 이어졌다.
올해 5월 3일에는 서울고법 결심 공판에서 허태학씨 징역5년, 박노빈씨 징역 3년 구형이 이뤄진 가운데 당시에도 소폭 하락해 -0.17% 빠진 57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그 이후 지속적인 하락곡선을 그리다가 결국 지난 29일 고등법원에서까지 에버랜드 전환사채 문제가 유죄 판결을 받자 주가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53만원마저 붕괴되면서 신저점으로 내려앉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신고점을 뚫으며 날아가고 있을 때 삼성전자는 반대로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그룹의 도덕성이 문제된 사건과 주가가 연계돼 작용하는 것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것이나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약세는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를 1조원에도 못 미치게 설정해 놓고 있으며 최대 1조1242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원인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D램 부분의 업황 부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총수 일가의 도덕성 문제와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 등 총제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삼성이 이 형국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