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9일 ‘한-이란 경제공동위’개최… 관련부처 지원책 마련 구체화
정부가 ‘수출 난국’ 돌파를 위해 우리 기업의 이란시장 진출 지원의 고삐를 죈다.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은 자동차, 화학, 귀금속 등 수출 기업에 새로운 기회인 만큼 통합결제시스템 구축 등 금융지원을 확대해 교역 부진의 활로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오는 29일 ‘한-이란 경제공동위’를 앞두고 지원책 마련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란 진출과 관련해 금융 애로사항 해소와 성과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현대차, LG전자, 대림산업 등 이란 진출기업 11곳의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란 진출과 관련된 업계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범부처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구체적으로 한-이란 간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원화결제시스템을 유지하고 국제통화를 활용한 안정적 결제시스템을 이른 시일 내에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현지 거래선에 수입결제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전대라인 개설절차도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전대금융이란 수출입은행이 이란 등 현지 은행과 협의해 대출한도(신용공여한도)를 설정한 뒤 자금을 빌려주면 현지 은행이 한국 기업 등에 대출해 주는 간접금융 제도다.
여기에 이란 원유 수출이 재개되면서 현지 소득이 증대돼 화장품, 가전제품 등 소비재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소비재 진출을 위한 한국 상품전, 무역·투자 콘퍼런스 개최, 프로젝트 수주지원단 파견 등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처럼 정부가 대이란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사격을 강화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3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수출의 반등 기회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10일 통관 실적 기준 2월 수출액은 87억52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1%나 감소했다. 수입은 35.1% 줄어든 90억8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지만 이달도 큰 폭의 수출액 감소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란은 제재 전부터 중동 주요 교역 대상국 중 하나였다. 특히 인구가 8000만명을 넘는 데다 석유, 가스 등 자원이 풍부해 수출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에는 기회의 땅이다.
주 장관은 “앞으로 한-이란 간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분야 협력과 이에 따른 부품·기자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화장품, 가전제품 등 소비재 시장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