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3사, 한국제분 지분 85% 확보… 동아원 측, 워크아웃 조기졸업 ‘청신호’
사조그룹이 지난해 12월 약 300억원 규모의 공모회사채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며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동아원을 인수한다. 사조그룹은 인수를 통해 종합식품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이날 한국제분과 10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제분은 지난달 26일 기준 동아원 지분 39.32%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사조그룹은 이번 유상증자 참여로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경영권을 한꺼번에 확보하게 된다.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제분시장 점유율은 23% 수준으로 3위 사업자다. 사조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식품업체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조그룹 3개 계열사(사조씨푸드, 사조해표, 사조대림)로 구성된 사조컨소시엄은 한국제분 유상증자에 참여해 사조씨푸드 400만주, 사조해표와 사조대림이 각각 300만주 씩 총 1000만주를 1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지분 비율은 싸조씨푸드 34.06%, 사조해표·사조대림 25.55%씩으로 사조그룹은 한국제분 지분 총 85.16%를 인수한다. 이와 관련 동아원과 사조그룹 3개 계열사는 공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투자건을 확인했다.
동아원은 이날 공시를 통해 “공개 경쟁입찰 방식에 의해 인수ㆍ합병(M&A)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우리와 한국제분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등 M&A를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며 “우리와 한국제분의 자금 부족 및 대외 신용도 하락 등을 고려해 한국제분은 사조컨소시엄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개경쟁입찰 방식에 의할 경우 거래 종결을 확실히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조컨소시엄이 이같은 거래를 제안해 와 공개경쟁입찰을 잠정 중단했다는 것이 동아원 측 설명이다. 앞서 동아원은 지난달 19일 공개 경쟁입찰 방식의 매각 공고를 내고 오는 3일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투자종결 예정일은 오는 4월 15일이다. 사조그룹이 동아원의 새 주인이 되면서 동아원그룹의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