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지배구조] 2.4% 불과한 총수일가 지분… 신격호 회장 0.1%로 경영

입력 2016-02-01 14:38수정 2016-02-0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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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지분 작아도 24개 다단계 출자 통해 계열사 지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

롯데그룹 총수일가가 고작 2.4%의 지분율로 24개 이르는 다단계 출자를 통해 해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결과 확인됐다. 특히 황제형 총수로 군림해 온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단 0.1%에 불과했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롯데그룹 해외계열사 소유 현황에 따르면, 대기업 전체 순환출자 94개 중 롯데그룹이 71.3%를 차지했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수는 416개였지만 경영권 분쟁이 일면서 신동빈 회장이 이중 349개 순환출자 고리를 한 번에 해소, 67개로 줄어들었다. 이런 구조를 이용해 신 총괄회장은 0.1%, 신동빈, 신동주 형제를 포함한 총수 일가는 2.4%의 지분율로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총수일가가 극히 적은 지분율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계열사를 통한 다단계 출자와 순환출자를 적극 이용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롯데를 제외한 총수가 있는 대기업의 평균 출자 단계가 4개인 반면에 롯데는 최대 24개의 출자 단계를 갖고 있다.

지배구조의 최정점은 1967년 일본에 세워진 포장재 업체인 광윤사. 총수일가가 광윤사를 통해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롯데홀딩스가 다른 일본 계열사와 함께 호텔롯데 등 국내 주요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면 전체 한·일 롯데그룹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게 공정위 측 분석이다.

▲롯데의 주요 소유지분도.(사진제공=공정거래위원회)

국내 롯데 86개 계열사의 전체 자본금 4조3708억원 가운데 해외 계열사가 소유한 주식이 액면가 기준으로 22.7%(약 9899억원)에 이른다. 대부분 롯데홀딩스가 직접 출자했거나 롯데홀딩스가 소유·지배한 12개의 L투자회사를 통한 간접적 출자다.

국내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 경우 해외계열사 지분이 99.3%에 달한다. 일본 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사를 좌지우지하는 형태다.

국내에선 순환출자 고리 67개로 총수일가가 공고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었다. 순환출자는 대기업집단이 'A사→B사→C사→A사'처럼 순환형 구조로 지분을 보유하는 것으로, 이런 구조에선 총수가 적은 지분만 갖고도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2014년 7월부터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은 기존 순환출자를 인정하되 대기업이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거나 기존 고리를 강화하는 것을 금지했다.

대기업 전체 순환출자 94개 중 롯데그룹이 71.3%를 차지한다. 롯데그룹 순환출자 수는 416개에 달했으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한 신동빈 회장이 349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 그나마 67개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런 구조를 이용해 신 총괄회장은 0.1%, 신동빈·신동주를 포함한 총수 일가는 2.4%의 지분율로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롯데는 다른 기업집단에 비해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고 계열사 출자가 많다"며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한 순환출자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일본 36개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이고 국내 86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8개(9.3%)에 불과하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대기업 가운데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가 비상장인 곳은 롯데그룹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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