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정원 3000명 선에 묶여… 정부는 눈치보고 의료계는 “공급과잉”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외치고 있지만 의사 수 증원 문제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눈치만 보느라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의대 신입생 정원(의학전문대학원 포함)은 2000년 의약분업 파동 이후 3000명대에 묶여 있다. 현재 의대 입학정원은 3058명 수준이다.
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와 간호사 수가 각각 2.2명과 5.2명으로,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OECD 인구 1000명당 의사 수와 간호사 수는 각 3.2명, 8.4명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의료기관과 인력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2014년 기준 시도별 의사 수를 보면 서울 1만7174명, 경기가 9640명으로 전체 의사(5만4203명) 중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의사 수가 적다 보니 의료의 질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읍·면 단위의 시골 지역은 공중보건의사가 부족해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정부가 의료 인력의 기득권을 보호해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서비스 사업은 고용 효과가 제조업보다 커 의료계의 진입 규제를 없애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지만, 문제는 의료인력 수급 추계를 하는 것 외에 의사 수급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의과대학 입학정원의 결정은 의사 노동시장에서의 수급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원 논의에 대해 현재도 ‘공급과잉’ 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신규 의사를 늘릴 게 아니라 지방에도 근무할 수 있게 처우를 개선하는 등 제도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사 인력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이 협의해 정하도록 돼 있다”며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대 6년, 전문의까지 10년이 걸리는 등 의사 인력 양성에 긴 시간이 소요돼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도 수급 조절을 하고 있으며 숫자를 늘리면 불필요한 수요을 양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