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현대증권 재매각 선언…통할까

입력 2016-02-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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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오릭스와 매각계약 파킹딜 의혹에 무산, 유동성 해갈 회의적 시각 많아

현대상선 측이 현대증권을 즉시 재매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 탈피 가능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현대증권 매각이 최종적으로 성공해야 가능한 시나리오인데다 매각을 통해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달 29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현대증권 즉시 재매각과 사재출연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안을 제출했다.

현대상선의 현대증권 재매각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현대상선이 당장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련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데, 팔릴 만한 보유 자산으로는 현대증권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은 기존 자구안에도 포함돼온 사항”이라며 “과거 파킹딜 의혹이 일었던 만큼 완전한 의미의 공개매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그룹은 오릭스PE에 발행주식 22.56%를 6475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지분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파킹딜 의혹이 커지는 과정에서 지난해 10월 매각이 무산됐다.

하지만 현대증권을 매각한다 하더라도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상선은 올해 4월 말과 7월 말 각각 2208억원, 2992억원 등 총 5500여억원의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현대증권 매각대금을 6000억원이라고 가정해도 실제로 현대상선에 유입되는 현금은 2000억∼250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산은과 협의를 통해 자구안 수정을 거듭해왔다.

기존 자구안에는 기존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이 포함돼왔으며, 이번 자구안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재출연과 현대증권 공개매각 등의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이 때문에 산은을 포함한 채권단간 논의도 금주 처음으로 개시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산은은 여전히 이번 자구안을 최종안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200억원 미만으로 보이는 현정은 회장의 사재출연은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 타개를 위해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 회장의 사재출연은 채권단 손실분담 규모에 비해 규모가 너무 작아 사실상 경영책임과 의지표현 외에 큰 의미는 없다”며 “추가적인 방안을 요청할 계획이며, 아직 채권단 합의가 이뤄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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