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시장 지각변동] 신라면 울린 진짬뽕…오뚝 선 ‘오뚜기’ 안심 못하는 ‘농심’

입력 2016-01-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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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독주 체제 흔들…업계도 롱런 점치며 양강구도로

국내 라면 시장 부동의 1위 업체 농심의 1위 브랜드 신라면의 독주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오뚜기의 진짬뽕이 라면 시장 판도 변화를 일으킨 주인공이다. 출시된 다음 달 한 대형마트의 라면 매출 순위 2위에 오르더니,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매출에서는 부동의 강자인 신라면을 밀어내고 라면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국내 라면업계도 농심의 독주가 무너지고, 오뚜기와 양강체제가 서서히 형성되면서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신라면 울린 진짬뽕 = 1986년 10월 등장해 20년간 매출 1위를 기록한 신라면이 지난 2011년 나가사끼짬뽕에 이어 5년여만에 다시 월 매출 1위 왕좌를 내줬다. 바로 중화풍 불맛으로 달군 진짬뽕이 신라면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29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25일까지 라면 종류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진짬뽕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매출이 많은 라면은 농심 맛짬뽕으로, 최근 출시된 짬뽕라면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농심 신라면, 농심 짜왕, 팔도 짜장면 등이 5위권에 들었다. 1년전 같은 기간(2014년 12월~2015년 1월) 신라면, 농심 올리브짜파게티, 농심 안성탕면이 1~3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짬뽕라면의 등장으로 라면 소비 판도가 크게 바뀐 것이다.

진짬뽕은 출시 50여일 만에 판매 1000만개를 돌파했고, 2개월 만에 2000만개를 넘어섰으며 3개월 만에 4000만개를 돌파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오뚜기에 따르면 현재 진짬뽕의 하루 판매량은 80만∼100만개 수준으로 이달 중 5000만개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불맛과 시원한 육수, 풍부한 건더기 등 맛과 품질의 우수성으로 진짬뽕을 먹어본 소비자들의 반복구매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가사끼와 달라”… 양강체체 형성 = 업계에서는 진짬뽕이 롱런(스테디셀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 나가사끼짬뽕처럼 반짝 인기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진짬뽕이 스테디셀러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진짬뽕의 인기 비결은 바로 정통 중국집 ‘불맛’과 탱탱한 ‘굵은 면발’이다. 이는 기존 라면과 다른 독특한 풍미를 선사했고, 소비자들의 평가도 우수하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짬뽕의 스테디셀러 가능성을 언급하며 “오뚜기가 라면 라인을 증설해야 한다”는 내용의 ‘오뚜기 경영진에게 드리는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짬뽕라면의 급부상으로 라면 시장에는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해 12월 라면시장에서 월 매출 기준 점유율 24.1%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4.3%포인트 오른 수치다. 오뚜기가 1987년 라면시장에 뛰어든 뒤 점유율 2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여년간 2위 기업과 40%포인트 이상 격차를 유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려온 농심은 지난해 12월 54.1%로 떨어졌다. 두 회사의 차이는 30%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농심 맛짬뽕은 12월 약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진짬뽕(170억원)에는 못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라면 시장은 농심의 독주가 지속됐지만, 올해 오뚜기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 농심의 독주가 무너지고, 농심과 오뚜기와 양강 체제를 형성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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