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쇼핑몰 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 밀려 문을 닫는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쇼핑몰의 위상이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CNBC는 27일(현지시간) 부동산전문 컨설팅회사인 그린 스트리트 어드바저스(Green Street Advisors)의 조사보고서를 인용,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쇼핑몰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매장 임대도 둔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쇼핑몰의 동일 매장 판매 예상증가율은 1.2%에 그쳐 지난해 조사 때의 2.6%에 비해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지난해 1년간 증가율 4%에도 크게 밑도는 예상수치다. 매장 임대 예상증가율도 2019년까지 4년간 1.5%에 그쳐 종전 예상치인 2.5%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온라인판매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백화점과 같은 전통 앵커매장의 판매가 부진한데다 소매 점포들도 매출이 떨어지면서 매장 면적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D.J. 부시 선임연구원은 “동일 임대매장의 판매 증가율은 몇 년간 악화되다가 지난해 반등세를 보였는데, 이는 그간 부진했던 매장들이 도산하면서 정리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향후 몇 년간도 매장의 잇따른 도산으로 살아남은 매장의 경우 판매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겠지만 몰 전체의 판매 증가율은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요지가 아닌 매장의 임대율은 지난해도 소폭 하락해 95% 밑으로 떨어졌다. 실례로 갭, 에어로포스테일 및 피니시라인과 같은 몰 매장은 100개 이상이 폐점 수순을 밟고 있으며 시어즈나 메이시스 같은 앵커매장의 폐점도 심각한 수준이다.
시어즈의 경우 지난 1년간 거의 600개 매장을 폐점한데 이어 올해는 폐점 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메이시스도 미국 전역에 걸쳐 36개 매장을 폐점할 계획이다. 이들 앵커 매장은 몰 운영 수입에는 크게 기여하지는 않지만 쇼핑객을 끌어들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쇼핑몰 간의 매출 격차도 커져 특급 몰의 경우 ㎡당 1만387달러의 매출을 올리는데 비해 외곽의 몰은 ㎡당 1400달러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전역의 1100여 몰 가운데 300개 몰이 총매출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곽의 몰은 고객들의 실직과 이직 여파까지 겹치면서 살아남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미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