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알파고’, 인간 프로 바둑기사 눌러...AI 영역 어디까지

입력 2016-01-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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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바둑기사의 3000만 가지 수법을 적용한 알파고의 직관을 도식화한 것. 출처:유튜브

구글 산하에서 인공지능(AI) 개발을 담당하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컴퓨터 ‘알파고’가 인간 프로 바둑기사를 눌렀다. 처음 있는 일이다.

딥마인드는 27일(현지시간) 알파고가 유럽 바둑 챔피언인 판후이(2단)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알파고는 유럽 바둑 챔피언에 세 차례나 오른 판후이와 5차례 대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 성과는 27일자 영국 과학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체스에서는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가 세계 챔피언을 물리친 적이 있지만 바둑은 체스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슈퍼컴퓨터라 해도 인간을 꺾기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번에 알파고가 인간에 승리하면서 AI가 드디어 인간의 영역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딥마인드의 AI 연구원 데미스 하사비스는 “바둑은 게임용 AI 연구의 최고봉이다. 체스에서 세계 챔피언을 꺾고나서 AI 최대의 도전 테마였다”고 이번 성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에 따르면 알파고는 3월 서울에서 세계 최고의 프로 바둑 기사인 이세돌과 5차전이 예정돼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컴퓨터가 인간을 능가하는 영역이 또 하나 늘었다면서 게임 분야에서 최대의 난관으로 알려진 바둑에서 프로 기사를 물리치면서 AI의 응용 분야가 한층 더 넓어졌다고 전했다.

알파고가 판후이를 이긴 비결은 인간 두뇌의 신경 회로를 흉내낸 ‘딥 러닝’이라 불리는 첨단 AI 기술이다. 구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전자게임 공략법을 놀면서 스스로 익히는 AI ‘DQN’을 발표, 인간 이상의 높은 점수를 기록해 딥 러닝 분야에서의 실력을 과시했다.

알파고의 경우, 먼저 개발에 협력한 프로의 3000만 가지 기술을 보여주고 연구시켜, 대전하는 인간의 움직임을 57%의 확률로 예측할 수 있게 했다. 또한 AI는 자기 대전을 수백만 번 반복해 승부의 경험을 거듭하면서 서서히 이기는 방법을 습득했다. 바둑 알 배치 전체를 보고 최적의 기술을 선택하는 방식은 직감과 직관도 함께 판단하는 인간의 뇌의 기능에 가깝다.

하사비스 연구원은 “게임은 AI의 개발 및 테스트 무대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이 기술을 현실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AI의 발전에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사비스는 “AI가 위대한 도전 중 하나를 달성하게 돼 기쁘다”고 말하는 한편, “윤리적인 문제는 우리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유명 인사와 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비윤리적 연구 개발을 통해 AI가 사회에 불이익을 가져올 결과가 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구글은 “유력한 신기술인 AI를 어떻게 윤리적이고 책임을 갖고 발전시킬 것인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사내에 윤리위원회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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