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미세먼지 농도 짙어지면 ‘알리바바’ 주식 사라

입력 2016-01-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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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전국에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로 높아졌습니다. 수원 시내가 뿌옇게 보입니다.(연합뉴스)

하늘이 뿌옇습니다. 한파가 물러나니 미세먼지가 또 말썽이네요. 살을 에는 추위에 보름 내 ‘방콕’했는데 당분간 더 집에 있어야겠습니다.

미세먼지 모르는 분 이제 없으시죠? 황사와 헷갈리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미세먼지는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하는 지름 10㎛ 이하의 대기오염물질입니다. 모래바람인 황사와 다르죠. 인체에 해로운 탄소, 황산염, 금속화합물 등이 녹아있어 세계보건기구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입니다. 그래서 미세먼지는 제조업이 발달한 나라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중국 옆에 있는 우리가 이렇게 피해를 입고 있는 이유죠.

중국이 전 세계 굴뚝 산업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제조업 대국’이란 사실은 이미 아실 겁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 명예(?)에서 벗어나고 싶어 안달입니다.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기 때문죠.

중국의 제조업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48.2를 기록했습니다. 이 지수가 50을 밑돌면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지난해 봄부터 10개월 넘게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5년 만에 가장 낮은 6.9%에 그쳤습니다.

지난 19일자 ‘中 제조업, 성장동력서 애물단지로… 저무는 세계의 공장’을 보시면 이해가 더 빠를 겁니다.

(출처=cbcㆍ하나금융투자)

그래서 중국 정부가 칼을 빼 들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말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해 자국의 경제위기를 인정하며 “개혁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죠. 리커창 총리도 노후 업종의 과잉 설비 문제 해결을 올해 경제운용의 최대 목표로 꼽았고요.

하지만 중국 국민 입장에서 보면 분통이 터질 일입니다. 일자리가 사라지니까요. 연일 ‘GDP 성장률 25년만에 최저’, ‘제조업 PMI 1년째 경고음’ 등의 뉴스가 터지고 있지만, 수치로 전해지는 경기는 체감하기 힘듭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더 크죠.

중국 정부 입장에선 명분이 필요했을 겁니다. 그 카드가 바로 스모그입니다

4000명의 생명을 앗아간 1952년 런던 스모그 기억하십니까? 이후 영국 정부는 관련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청정공기법을 만들어 석탄 사용을 제한하고 가스 사용을 장려했죠. 1943년 LA 스모그를 겪은 미국 정부도 배출가스 규제를 시행하고 배기 조정장치 부착을 의무화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스모그가 미국과 영국의 경제 중심축을 제조업에서 친환경 산업으로 이동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중국 정부도 같은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스모그→인체 유해→제조업 구조조정 당위성 확보→친환경 산업 발전 공감대 형성’이란 메커니즘을 통해 국민들의 반발을 잠재우는 거죠. 스모그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중국 정부가 연일 미세먼지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있는 건 ‘명분 쌓기’ 과정인 셈입니다.

▲미세먼지에 휩싸인 중국 자금성의 모습입니다. 온통 뿌옇습니다. 성장 한계에 부딪힌 중국의 제조산업을 보는 듯합니다. 과잉투자 해소와 서비스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국 정부는 개혁 명분을 쌓기 위해 ‘친환경’ 키워드를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신화/뉴시스)

이제 날씨 예보에 ‘미세먼지’ 키워드가 뜨면 중국의 교육, 여행, 건강, 스포츠 같은 내수나 서비스 관련 주식에 관심을 가져보세요. 스마트카 사업에 뛰어든 ‘정보통신기술(ICT) 공룡’ 알리바바도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겠네요. 물론 투자 결정에 대한 성공과 실패 모두 자신의 몫이란 거 잊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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