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시장 국산경쟁력 '적신호'

베트남 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하노이 무역관이 베트남의 최근 교역동향을 분석하여 발표한 바에 따르면, 베트남 시장 내 한국 상품의 점유율이 지난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수출 상위국과의 격차도 보다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외국인 투자 증가로 베트남의 수입시장은 지난 3년간 괄목할만한 양적성장을 이뤘다. 2004년 320억 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300억 달러대에 진입했던 베트남의 수입액은 2년 사이 무려 41%가 증가해 지난해 448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대 베트남 수출도 최근 5년간 증가 추세에는 있으나 수출증가율이 경쟁국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어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38.7억 불의 대 베트남 수출을 기록해, 수출 순위 5위를 차지했으나, 전년 대비 7.5% 증가하는데 그쳐 상위 5개국 가운데 수출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낮은 수출증가율은 시장점유율의 하락으로 이어져, 2003년 2.4%에 불과했던 1위 중국과의 시장점유율 차이가 지난해 8%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이 16.5%, 우리나라가 8.5%를 차지해 거의 절반수준이다.

KOTRA는 "우리의 대 베트남 수출의 상당 부분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원부자재 수입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지난 2년간 베트남 투자국 중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다소 의외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베트남 전체 수입의 54%를 차지하고 있는 10대 수입품목 중 단 2개의 품목에 대해서만 우리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하고 있을 뿐 나머지 8개 품목은 모두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그나마 시장점유율이 증가한 비료와 의약품은 각각 베트남의 수입순위 8위와 10위에 불과하며, 기계류, 석유화학제품, 철강제품 등 수입순위 상위 품목의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현상의 첫 번째 원인은 원화절상에 따른 우리기업의 수입선 전환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이 원화강세에 따라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원부자재 구매선을 우리나라에서 중국 등 제3국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저가 중국제품의 득세이다.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저가 중국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인데, 최근 중국 제품의 품질향상으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중국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에 김영웅 KOTRA 하노이무역관장은 "8400만의 거대 인구에, 높은 경제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은 해외투자지로서 뿐 아니라 시장 자체의 중요성도 매우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베트남 대형 기간산업 투자를 통한 원부자재 공급을 확대하고, 베트남의 인프라 건설 수요증가를 감안한 건설 기자재 및 건축자재 진출 확대와 관련 전시회 및 수출상담회 개발을 통해 베트남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