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어려운데… 고통 분담해야” 비판… “경영책임 직원에 돌려선 안돼” 의견도
지난해 사상 최대의 적자를 낸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다가오는 설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사측은 직원 사기진작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설명이지만, 천문학적인 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무슨 상여금 지급이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설 연휴에 상여금을 최대 100%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설에 귀향비 50만원, 상여금 50%를 지급하고, 삼성중공업은 기본급 100%를 설 상여금으로 준다. 대우조선도 상여금 50%와 10만원 상당의 선물을 설에 직원들에게 제공한다. 조선업종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에 받았던 200~300%의 상여금보다는 못하지만 최악의 경영난에서 결정된 사항이라 직원들 입장에선 그나마 위안거리다.
그러나 조선업종의 위기는 현실이 된 상황이다. 지난해 이들 3사에서 발생한 적자 규모만 8조여원에 달했다. 지난 2014년까지 합치면 10조원을 넘는다. 이는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차의 연간 영업 이익과 맞먹는 수치다. 올해도 이들 3사의 적자행진은 예고되고 있다. 해양플랜트 납기 지연에 따른 손실 문제가 올해도 지속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또 유가 하락으로 해양 플랜트 수요마저 사라졌다. 사상 최악의 실적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선 당연히 ‘적자인 마당에 성과급까지 준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고통분담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경영실패를 직원들에게 돌리지 말라는 의견이 대립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조선업계 임금체계를 들여다 보면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통상 조선업계 임금 체계는 낮은 기본급에 각종 상여금·격려금·성과급·귀향비·휴가비 등을 결합한 구조로 이뤄진다. 예컨대 생산기술직 연봉은 대략 4000만원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급은 최저임금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 연봉의 3분의 1 안팎이다. 기본급을 제외한 나머지를 격려금·성과급 등이 채우게 된다.
지난해 연말 현대중공업을 끝으로 조선 빅3의 2015년 임금협상이 모두 마무리됐다. 기본급은 동결 또는 소폭 인상됐고, 격려금·상여금 등은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