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하우스도 고분양가 합류, 분양가상한제 대체상품 전락

입력 2007-05-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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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인기 택지지구에서 공급되는 연립형 주택 '타운하우스'도 고분양가 대열에 합류, 결국 건설업체들의 분양가 상한제 대체 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화성 동탄, 파주 교하지구를 중심으로 3~4층 규모로 지어지는 연립주택인 타운하우스는 출입문을 각 세대마다 별도로 둬 공동주택이면서 단독주택의 감흥을 느낄 수 있게 한 주택으로 떠오르며 단 숨에 수요자들의 높은 인기를 끌었다.

타운하우스(town-house)란 대개 담과 정원, 주민편의시설을 공유하면서 공동 관리,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2-3층짜리 단독주택 단지를 말한다. 용인 죽전, 동백 등 택지지구 블록형 단독주택지에 많이 선보이고 있는 타운하우스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싫어하는 고급 아파트 수요자들을 겨냥, 활발한 분양실적으로 보이고 있다.

최근들어 타운하우스가 인기를 끌자 건설 업체들이 주로 택지지구 연립주택지에 3~4층 규모의 빌라를 고급화해 타운하우스란 이름을 내걸고 분양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경우는 출입문이 별도로 구성된 정확한 의미에서의 타운하우스는 아니지만 고급화되고 주민들의 프라이버시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기존 빌라와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

특히 일부 타운하우스는 대형평형 위주로 20가구 미만으로 지어져 전매제한 등 각종 아파트 공급 시 겪어야할 규제도 피할 수 있어 업체들에게도 불황기 대체 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이 타운하우스의 분양가가 최근 들어 급격히 오르면서 결국 타운하우스도 업체의 '분양가 상한제 대체상품'으로 전락한 게 아닌가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타운하우스를 처음 '양지'로 끌어낸 것으로 평가되는 지난 2005년 9월 삼성건설의 수원시 화서동 '래미안클래식'은 50~63평형으로 구성된 고급형 빌라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900만~1000만원으로 주변 시세를 크게 웃돌지 않았다.

타운하우스란 이름을 처음으로 내걸었던 것은 지난해 6월 분양했던 우림건설의 '우림필유 동탄 게이티드 하우스'는 32평형 단일평형으로 286세대로 구성됐다. 이 타운하우스도 분양시 평당 900만~1000만원의, 주변시세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분양가를 책정해 20대1이란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첫 분양을 마친 파주 교하지구의 타운하우스 '월드메르디앙 타운하우스' 역시 48, 53평형이 공급됐지만 분양가는 평당 1040만원 가량으로 주변 아파트 매매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때문에 월드메르디앙 타운하우스는 3.26대1의 올들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하지만 향후 공급될 타운하우스는 이같은 적정 분양가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업체들이 저마다 고급도를 높여 주변시세의 두 배가 넘는 분양가를 책정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우선 포문은 SK건설이 연다. SK건설이 용인 동백지구에 공급할 타운하우스 'SK아펠바움'은 55, 65, 68 세개 평형 42가구로 구성되며, 분양가는 무려 평당 2100만~2200만원 선에 책정될 전망이다. 현재 동백지구 신규 아파트 중대형평형의 매매가는 최고가격이 평당 1540만원 선으로 이는 약 30% 이상 높은 가격이다.

또 동원시스템즈가 동백지구에 공급하는 타운하우스 '동연재'도 77평형의 분양가가 평당 1800만원 선인 13억5000만원 선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용인시 양지면에서 공급할 한일건설의 ‘루아르밸리’ 52가구도 100평형과 110평형 등 초대형평형을 평당 2000만원이 넘는 분양가에 공급할 예정이다.

기흥구 보정동에 원건설이 다음 달 초 내놓을 78~84평형짜리 ‘죽전 힐데스하임’ 타운하우스 역시 평당 2000만원대, 최하 16억원을 웃도는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타운하우스發 고분양가 재연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특히 동백지구와 같은 '공공택지'의 경우 터무니 없는 비싼 주택의 도입은 정서상 적절하지 않은, 다만 업체들의 분양 수익을 위한 것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한 시장전문가는 "타운하우스가 고급화를 이유로 분양가를 올리고 있지만 이는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공개가 되지 않는 타운하우스란 상품을 교묘히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라며 "특히 교하 월드메르디앙 타운하우스가 분양에 성공한 이후 타운하우스의 분양가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주목해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모처럼 자리잡은 시장 안정기도 타운하우스發 고분양가 파동으로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현재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9월 이후엔 싼 가격의 주택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라며 "타운하우스가 자꾸 이처럼 분양가를 올리는 것은 전체 주택시장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타운하우스의 경우 그 수가 매우 적어 시장의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하지만 고분양가로 시장에 영향을 줄 경우 다각도 대응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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