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준 FTA 지향...민감품목은 별도 논의키로
한국과 유럽연합(EU)이 11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기 위한 첫 단추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채웠다.
김한수 수석대표는 이날 이그나시아 가르시아 베르세로 EU측 수석대표와 공동으로 연 기자회견에서 "1차 협상으로서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상호 신뢰가 형성된 점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양측은 닷새간의 협상을 통해 '공산품 관세를 협정 발효 후 10년내에 모두 철폐하자'는 원칙을 정했으며, 관세양허 방식은 '즉시철폐'와 '3년내 철폐', '5년내 철폐'로 단순화했다.
특히 민감한 품목에 대해서는 철폐기간을 별도로 정하기로 합의하는 등 상호 유연성을 보여 한미FTA 협상 때처럼 극심한 대립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상품의 관세 철폐 수준을 액수와 품목 모두에서 최소 95%선 이상으로 설정하는 등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서비스, 원산지규정, 지속가능발전(노동.환경) 등 이번 협상에서 논의가 부족했던 분야는 영상회의 등 중간회의를 갖기로 했다.
김 대표는 "양측이 이익의 균형을 맞추면서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를 추진하되 민감분야는 고려하기로 협상 원칙을 정했다"며 "양측은 6월말까지 모든 협정문 초안과 분야별 양허안도 교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1차 협상이 순조로웠다고 나머지 협상이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성공적인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르세로 대표도 "매우 생산적인 협상이었다"면서 "이번에는 협상원칙을 논의했지만 차기 협상부터는 시장접근 등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높은 수준의 서비스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며 지적재산권 분야 협정문도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을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