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영업결과를 기대치보다 낮게 잠정 추정했다. 6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냈던 3분기와 달리,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주춤하며 5분기 연속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또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영역에서도 실적개선에 실패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4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로 TV를 중심으로 한 가전부문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실적 버팀목이던 반도체부문 부진으로 6조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5% 가량 상승했지만, 지난 분기 대비 17% 가량 하락한 수치다. 지난 3분기에 크게 반영됐던 환율효과가 떨어진 것도 감소세에 힘을 보탠 것으로 판단된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반도체부문은 D램 가격 하락 지속 및 ‘아이폰6S’ 수요 약세 등으로 6분기만에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 대비 약 7% 낮은 3조 1000억원이 점쳐진다. 메모리반도체 출하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해당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고 시스템반도체도 고객사 수주가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IM(IT·모바일)부문은 평균판매단가(ASP) 하락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8300만대로 전분기(8400만대)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중저가 비중 확대와 일부 모델 재고일수 감소를 위한 재고조정 등으로 이익률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IM 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2조4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2조원으로 점쳐지고 있다.
CE(소비자가전)부문은 나홀로 실적 성장이 전망된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TV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판매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CE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3600억원) 대비 2배 가량 늘어난 6900억원이 점쳐진다. 업계는 계절적 수요 증가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4분기 LCD TV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1500만~16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TV 판매 호조에도 디스플레이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분기(9200억원)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5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OLED 부문은 외판 및 자체 스마트폰 적용 확대에 따른 판매 증가로 전분기와 비슷하게 견조한 실적이 전망되지만, 패널 판가 하락으로 LCD 부문이 이익을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