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딜레마’에 빠진 애플, 주가 14개월만에 100달러 붕괴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의 주가가 100달러 선이 무너졌다. 14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4.2% 떨어진 96.45달러로 마감했다. 애플의 일일 종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건 2014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애플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였던 작년 2월 23일의 133.00달러에 비해선 27.5% 떨어졌다. 역대 장중 최고치는 작년 4월 28일의 134.54달러였다.

이날 주가 급락으로 애플의 시가총액은 5377억4000만 달러(약 644조 원)로 줄었다. 올들어 이날까지 애플의 시총은 약 520억 달러가 증발했다.

이날 애플의 주가 급락은 회사 주력 상품인 스마트폰 ‘아이폰’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 때문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아이폰은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60%를 차지하는 핵심 제품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아이폰 수요 감소 조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애플은 태블릿PC ‘아이패드’의 판매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출시한 첫 스마트워치 ‘애플워치’가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지 못하면서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애플 위기설은 지난해 말부터 끊임없이 이어졌다. 작년 말 투자은행들이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 전망치를 하향하면서 애플은 물론 관련주까지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해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애플의 주가는 7년 만의 첫 하락세로 2015년 한 해를 마감했다. 지난달 31일까지 애플의 주가는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졌으며 지난해 1년간 2.09% 하락했다.

애플 위기설의 결정타는 지난 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애플 30% 감산’ 보도였다. 신문은 애플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애플이 올 1분기(1~3월)에 최신 아이폰 시리즈인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를 당초 계획보다 약 30% 가량 감산한다고 보도했다. 감산은 곧 수요 및 판매 부진을 의미.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 애플의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신문은 2분기에는 애플의 생산량이 원상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이는 중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시장에 쌓인 재고가 소진될 지 여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감산은 임시 조치로 알려졌지만 관련주의 조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퍼재프리의 진 파이퍼 애널리스트는 “애플 주가가 가파르게 추락하는 데에 놀랐다”며 “애플의 서플라이 체인에서 나오는 얘기가 투자가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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