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외환시장에서는 유로 가치가 달러에 대해 1.0748달러로 1개월 만의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물가 지표 부진으로 유로존과 미국 간 경제 괴리가 더 커진 점이 유로 매도를 자극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는 “유로 약세·달러 강세 재료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유로존의 물가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이미 긴축 사이클을 시작한 반면 ECB는 현상 유지나 추가 금융 완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달러는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이틀 연속 전세계 통화 대부분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중국 위안화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는 달러에 대해 맥을 못추고 있다. 5일 위안화 가치는 역외 시장에서 달러에 대해 6.5169위안으로 지난 2011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새해들어 달러에 대해 위안화 가치는 0.5%, 터키 리라 가치는 2.5% 각각 떨어졌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와 브라질 헤알 가치는 각각 1.1%, 콜롬비아 페소도 1% 하락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스만의 마크 챈들러 통화 부문 책임자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대부분의 통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전년보다 20% 가량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CNN머니는 연준이 지난달 9년 반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선 데 이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제 하에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달러 강세가 이미 적정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진단했다고 전했다.
CNN머니는 달러는 지난해에도 강세였는데, 연준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한층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가 원자재 가격 추락과 심각한 자본 유출로 신음하는 신흥국의 숨통을 더욱더 조이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중국발 쇼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세계 경제에도 치명적이다.
당초 국제유가(WTI 기준)는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충돌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공급 과잉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국제유가는 5일에도 전세계적인 공급 과잉 우려로 인해 전날보다 2.2% 떨어진 35.97달러로 36달러 선이 무너진 채 거래를 마감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36.41달러로 11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올해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