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자본시장 60년] 60년 달려온 성장엔진…이제 ‘경제활성화’로 개조하라

입력 2016-01-0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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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애널리스트 100인 설문조사…시장전문가 절반 올해 최대 화두 꼽아

2016년 증시의 최대 화두는 ‘경제활성화’가 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내수 경기 부진에 따라 증시는 침체기를 겪었고, 지난해 메르스 영향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보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와 중국 경기 침체, 저유가 문제 등 외부적으로도 난관에 봉착했다. 올해도 지난해 불거졌던 경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증시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 ‘경제활성화’를 통한 증시 부양 = 1일 이투데이가 증권사 애널리스트 100명을 대상으로 ‘자본시장 60주년’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전문가의 41%가 올해 증시의 화두로 ‘경제활성화’를 꼽았다. 이어 ‘금리인상에 따른 증시 변화(26%)’, ‘가계 부채 연착륙(17%)’ 순으로 답변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주식시장 부양을 위해서는 경기활성화로 체감경기의 상승이 전제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일자리 확대와 가계 부채의 연착륙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자본시장 선순환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글로벌 변동성이 커진 만큼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원천적인 변수로 금리에 주목하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유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금융당국의 당면과제라고 설명한다.

올해 자본시장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29%)를 꼽았다. 신흥국 위기(17%)와 미국 금리인상 여파(14%)도 많은 표를 획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와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일컫는 이른바 ‘G2리스크’는 올해도 여전히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고 확언한 점은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을 일정 부문 제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신흥국에 경기 충격을 가하고, 이 여파가 다시 국내 증시에 타격을 입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더 중요한 변수는 바로 중국 경기 부진이다. 올해부터 중국은 본격적으로 산업 구조조정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증시 침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느냐가 국내 자본시장의 시급한 과제다.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 구조조정은 중국향 수출기업이 많은 국내 증시에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른 글로벌 경제 성장의 혼란도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국내는 초저금리의 영향으로 유입된 핫머니가 크지 않아 미국 긴축 재정의 영향이 적었다”며 “하지만 핫머니가 많이 유입된 신흥국의 경기 충격이 간접적으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크다”고 답변했다.

한편 지난 60년간 자본시장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는 절반 이상인 56%가 ‘IMF외환위기’를 꼽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고 답한 전문가도 20%를 차지했다. 1992년 자본시장 개방을 선택한 답변(13%)이 뒤를 이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국내 증시는 사상 유례없는 대폭락을 경험해야 했다. 외국인 매도 공세가 시작되기 직전인 1997년 6월 799로 고점을 찍은 코스피지수는 다음해 6월 280까지 추락하며 불과 1년 사이에 3분의 1로 줄었다. 다행히 외환위기 직후 붕괴됐던 주식시장은 1999년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국면에 진입하면서 재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배울 점도 많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런 극약 처방을 통해 국내 증시가 단기적 모멘텀과 수급, 주가 추이만 중시하는 투기세력의 놀이터라는 오명을 씻어내고, 간접 투자가 뿌리내리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 애널리스트 43%, 자본시장법 규제 더 완화해야 = 현 자본시장법에서 가장 보완해야 할 부문으로는 금융 신상품을 만들 수 있는 규제 완화(43%)가 꼽혔다. 이어 ‘금융사의 인수합병(M&A) 유도(17%)’, ‘자본조달 활성화 방안 도입(16%)’ 순으로 답했다.

전문가들은 금융규제를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로 꼽았다. 답변에는 금융업계에 선제적으로 자율성을 부여하고 금융당국의 철저한 사후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구체적으로 금융투자회사의 기업신용공여를 확대해 중소 벤처기업에 대한 자본 공급을 우선 과제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부동산 펀드의 운용 규제완화가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규제 완화를 통해 다양한 부동산 관련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을 연장해 워크아웃을 통한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자본시장법 도입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으로는 투자자 보호 시스템 강화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투자자 보호 시스템 강화를 선택한 전문가는 37%로 가장 많았고, 업계 구조 개편(19%), 자본시장 선진화(12%) 순이었다.

응답자 중 한 애널리스트는 “자본시장법의 등장과 함께 파생상품에 대한 시세조정을 규제하는 제도가 도입되는 등 투자자 보호 시스템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남주현 기자 jo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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