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에서 디폴트(채무 불이행) 선언을 한 기업이 2009년 이후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이앤 바자 애널리스트가 집필을 주도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주까지 집계된 전 세계 디폴트 기업 수는 총 111개. 이는 242개 기업이 디폴트를 선언했던 2009년 이후 최다 기록으로 지난해 60곳보다 92%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올해 미국 디폴트를 선언한 기업이 다른 국가보다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디폴트를 선언한 기업 가운데 약 60%는 미국 기업이었다. 이는 지난해(55%)보다 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기업 디폴트 60개 중 33개가 미국 회사였다.
미국에 이어 디폴트 기업을 가장 많이 낸 곳은 신흥시장이었다. 올해 신흥국의 디폴트 비율은 전체의 23%다. 다만, 이 비율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들었다고 S&P는 설명했다.
S&P는 글로벌 기업 디폴트가 급증한 배경으로 국제 유가 급락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기업의 자금 조달비용 상승 등을 지적했다. 바자 애널리스트는 “투기 등급의 기업 회사채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특히 예상치 못한 충격에 매우 민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S&P는 미국 회사의 디폴트 비율이 올해 9월 기준 2.5%에서 내년 9월에 3.3%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디폴트 기업의 4분의 1을 차지했던 원유·가스 분야 기업들의 부도가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