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은행권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희망퇴직이 진행된 데 이어 내년 중에는 영업 범위가 중복되거나 수익률이 떨어지는 은행 지점들의 대대적인 점포 정리가 예상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을 비롯해 KEB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등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등 대규모 특별퇴직을 실시했다.
SC은행은 특별퇴직 임직원을 961명으로 확정했다. 이번 특별퇴직은 만 40세 이상으로서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업은행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만 54세 이상 직원 21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한 결과 188명이 신청했다. 앞서 상반기 희망퇴직에서는 100여명의 직원이 퇴직을 선택한 바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4일까지 만 40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실시했다. 하나은행이 특별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2011년 9월에 이어 4년여 만이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1121명을 특별퇴직시킨 바 있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이 잘 찾지 않아 영업실적이 부진한 점포들을 대상으로 내년 중 100여곳의 점포를 통폐합 방식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적자 점포를 중심으로 내년에 20여곳의 점포를 줄일 예정이다. 신한은행 역시 내년에 영업범위가 중복된 점포나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중심으로 조정한다.
올해 외환은행과의 통합으로 내년 점포 정리가 확실시 되고 있는 하나은행 역시 영업범위가 중복되는 곳을 중점적으로 점포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1169개에 달하는 국내에서 가장 큰 지점망을 확보하고 있는 농협은행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점포를 20개 정도 줄일 계획이며, 우리은행의 경우 인구가 밀집한 서울과 수도권 지역 등을 위주로 점포를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한 데 따른 선제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 3분기 기준 은행권의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1.5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65%로, 최근 10년 평균치(8.04%)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당분간 은행권의 수익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점포 정리는 은행의 수익성 악화에 대응하고, 비대면 거래 등 변화하는 영업환경에 맞추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