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셰일오일 업계에 대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고사작전이 먹혀들고 있는 것일까.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생존 전략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50달러 부근에 머물던 시점에 미국 셰일층 지대에 산재해 있던 수압 파쇄 시설 일부가 사라졌다. 이후에도 계속되는 유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셰일오일 업계는 근로자 수천명을 해고하는 한편, 대규모 유정에서만 장비를 가동하고 각 유정에서 원유 생산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최신 기술을 도입했다.
통신은 놀랍게도 이같은 노력이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은 지난달 시점에 43년 만에 최고치까지 불과 4%만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원유 가격이 더 이상 50달러대가 아니라 35달러 부근에서 추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이미 한계점까지 비용을 절약한 업계에 있어서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은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휴스턴에 있는 우드맥킨지의 업스트림(개발·생산) 수석 애널리스트 R. T. 듀크는 “이들 셰일층 시추 회사들은 유가 30달러대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셰일 층에서 조업하고 있는 기업들이 내년에 생산량을 사상 최대인 하루 총 57만 배럴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통신은 이것이 미국 셰일업계가 OPEC의 의도대로 항복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OPEC은 국제유가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상황에서도 미국 셰일업계와의 점유율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세계 시장에 원유를 대량으로 공급, 가격을 떨어뜨려 고비용 생산자를 압박해왔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작년 11월 OPEC 회의에서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로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시장 점유율을 OPEC 이외의 국가에 내주지 않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통신은 이같은 OPEC의 전략은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OPEC의 전략이 성공했다는 것은 결국 OPEC 회원국에게는 재정적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셰일기업이 도태될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샘슨 리소시스와 매그넘 헌터 리소시스 등 시추 회사는 이미 미 연방파산법 11조에 근거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