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 저유가에 재정위기 직면…세제개편 추진 ‘세금폭탄’ 오나

입력 2015-12-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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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징수ㆍ주민 배당금 삭감 검토…주류세ㆍ담뱃세 인상도 추진

국제유가 하락과 원유 생산감소로 재정 위기에 직면한 미국 알래스카 주가 35년 만에 처음으로 주민으로부터 소득세를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래스카 주민들은 매년 남는 ‘오일머니’로 주 정부로부터 배당금까지 받았지만 이젠 소득세 납부와 배당금까지 반 토막 날지 모르는 상황에 부딪혔다.

빌 워커 알래스카 주지사는 이날 소득세 징수 등의 세제개혁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유를 수출하는 알래스카는 미국에서 주민들이 부담하는 세금이 가장 적어 다른 주들의 부러움을 샀다. 주 정부가 현지에서 생산된 원유에 대해 석유회사에 부과하는 유전 사용료와 에너지세가 한때 주 정부 예산의 90%를 충당하기도 했다. 이러고도 주 정부는 돈이 남아 기금을 조성해 수익을 매년 주민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줬다. 배당금은 1982년 도입 초기 개인당 300~500달러 선이었다. 그러나 기금이 수십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면서 올해는 2000달러를 웃돌았다.

지난 40년간 알래스카 재정의 버팀목은 프루도 만에서 외지로 실려나가는 원유였다. 그러나 올해 국내유가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지고 주 내 원유 생산량까지 감소해 알래스카의 재정에는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누수 속도는 국제유가 추락 속도만큼 빨랐다. 이번 회계연도 알래스카 주 예산 52억 달러 가운데 3분의 2가 걷히지 못할 수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워커 주지사는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원유 수입에 대한 주민의 의존도를 줄이는 쪽을 방향을 잡았다. 그는 “다시 예전의 우리로 돌아가야 한다”며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요구했다.

워커 주지사는 주민들이 연방정부에 내는 세금의 6% 규모를 주 정부에 대한 소득세로 따로 징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한 해 1만 달러를 연방 세금으로 내는 주민이라면 600달러를 주에 내는 것이다.

또 다른 방안은 배당금 삭감이다. 그는 배당금을 유전 사용료에 연동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이 시행된다면 원유 생산량이 감소한 현 상황에서는 내년의 주민 개인당 배당금이 올해의 절반 수준인 100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워커 주지사는 주류세, 담뱃세 인상과 어업 광산 에너지 관광업에 대한 세금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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