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숨통 트인다”…두산인프라 공작기계 1조3600억에 매각협상

입력 2015-12-2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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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고 있다. 위기의 진앙지였던 두산인프라코어의 핵심사업인 공작기계 매각이 가시화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사업부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로벌 금융 그룹 스탠다드차타드의 사모펀드인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 에쿼티’(SC PE)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SC PE가 제시한 금액은 1조3600억원. 이는 작년 공작기계 사업의 상각전 이익의 7.7배 수준이다. 2014년 공작기계 사업의 에비타는 1770억원이다. 예정대로 내년 1월 중순 경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경 매각작업을 마무리되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 리스크를 떨쳐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은 올해 면세점 사업 진출을 필두로 하는 사업 재편으로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시도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짙어진 글로벌 경기불황에 중공업 계열사 등의 실적 악화 등으로 재무사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 중 재무리스크가 가장 큰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프랑스 자회사를 매각해 135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8월에는 또 다른 자회사인 밥캣 Pre-IPO(상장 전 투자유치)로 6700억원을 확보했다. 자금 조달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이다. 공장기계 사업부는 매년 2000억원 수준의 정상 에비타(Normalized EBITDA)를 창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1조 3243억원, 영업이익 1571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두산인프라코어의 2040억원의 영업이익 중 691억원을 기록해 전체의 33.9%를 차지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3~4년간 영업이익률 10%대를 유지해온 알짜사업인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으로 손에 쥘 1조3600억원의 자금을 차입금 규모를 줄이는 데 쓸 예정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3분기 말 연결순차입금 규모는 5조3000억원이다. 공작기계 사업부의 매각이 완료되면 순차입금 규모는 3조9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에도 국내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임원진을 약 30% 줄이는 인력구조조정도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자 박 회장은 급하게 “신입사원 대상을 한 희망퇴직을 중단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또 브라질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는 것을 비롯해 해외 적자법인은 생산 중단, 판매 최소화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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