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외화유동성 점검 회의를 열고, 향후 은행권의 관련 대책 등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이날 회의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시장의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화 자금을 미리 확보하라고 은행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22일 오후 3시 본원에서 신한ㆍ국민ㆍ우리ㆍ하나ㆍ산업ㆍSC은행 등 6개 은행 자금 담당 부행장들과 BoA(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외국계 은행 시장 전문가들을 불러놓고 양현근 은행·비은행 감독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외화유동성 점검 회의를 열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외환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돌발적인 상황 등을 미리 점검하고, 다가올 위기에 대해 대응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날 회의를 통해 양현근 부원장보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위안화 절하 등 급변하는 외환 시장에서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라고 시중은행 부행장들에게 지시했다.
양 부원장보는 “미국 금리인상과 관련해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등 조달 시장에서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시장과 은행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외화 관련 충격이 없도록 자금을 미리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외환 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중국이 위안화 평가 절하에 나서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바레인 같은 중동 산유국은 물론 멕시코와 홍콩도 연달아 금리를 올리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회의에서는 중국의 위안화 절하 움직임과 관련한 환율 정책과 위안화 영업 방향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 정부 간 회담을 통해 위안화 거래를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향후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추진하는 내용 등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각 은행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확인했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외화유동성 위기로 직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은행별로 리스크에 대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