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인베브와 사브밀러 간 ‘메가 딜’로 세계 맥주시장의 판도가 바뀌는 가운데 일본 맥주업계가 ‘글로벌 맥주 브랜드’대열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사브밀러가 매물로 내놓은 유럽 맥주 브랜드 ‘페로니’의 인수전에 일본 아사히홀딩스가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투자회사 신벤, 스페인 맥주업체 마오-산 미구엘그룹도 인수전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경쟁은 내년 1월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현재까지는 초기 단계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AB인베브는 지난달 초 1080억 달러(약 125조2152억원)에 영국 사브밀러를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를 통해 AB인베브는 세계 맥주시장의 30%를 차지하는 ‘맥주 공룡’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러나 각국의 반독점 당국이 양사의 인수·합병(M&A)을 승인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사브밀러 인수 공식 발표 직전에 사브밀러가 갖고 있던 밀러쿠어스 지분 58%를 캐나다 몰슨쿠어스에 전량 넘기는 등 몸집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AB인베브는 유럽 반독점당국으로부터 사브밀러와의 M&A 승인을 받기 위해 페로니를 매각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AB인베브가 페로니를 매각하게 될 경우 10억 유로 이상의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AB인베브의 몸집 줄이기 행보나 각국의 반독점 당국의 반대로 M&A가 무산될 경우 일본 맥주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제기됐다. 특히 일본 맥주 업체의 경우 자국 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국제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이를 이용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사모펀드가 맥주업계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에도 주목했다. 지난 2009년 KKR은 AB인베브로부터 18억 달러에 한국 OB맥주를 인수했다. CVC캐피털파트너스는 2012년 스타베브를 35억 달러에 몰슨쿠어스에 매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