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강도 특별조사 수준에다 공정위 조사 등 이중고...포털사이트 관련법안 연내 마련 예정
국세청이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 중인 NHN에 대해 세무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관계자는 25일 "국세청에서 이번 주부터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 1999년 창사이래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어 이번에 정기조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포털사이트의 양대산맥인 '다음'의 경우 지난 2004년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네이버도 다음과 비슷한 시기에 세무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2005년 모범성실납세자로 표창으로 세무조사 유예혜택을 받아 조사시기가 미뤄지게 됐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조사예정기간에 대해 국세청과 네이버 양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사안에 따라 조사기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조사기간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세무조사 배경에는 '네이버'에서 시행하고 있는 배너광고 등 일부 사업내역의 수익누락이 심각한 상태이며, 세무조사 착수 배경도 언론사의 지적과 일부 제보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향후 세무조사 강도와 방향에 대해서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배경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광고 수익 누락 규모 등에 따른 세무조사일 가능성이 높아 형식은 정기세무조사이지만 내용이나 강도는 특별조사수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 한 총리의 별도 지시 있었나
네이버의 세무조사와 관련 업계 일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 총리는 지난 달 29일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포털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도 예외가 없다"며 "국세청에 조사여부를 검토토록 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무총리의 발언이 조사선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며 "상급기관의 지시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 조직의 생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무총리의 발언으로 조사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장기미조사법인이나 업종별 법인들의 성실도 등을 분석, 그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대상법인을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더욱이 외부위원들이 참여하는 조사대상선정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어 조사대상 선정의 투명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 공정위 조사도 앞두고 있어 이중고
네이버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포털업체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조사도 앞두고 있어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포털시장에 대한 사전 조사는 모두 마친 상태이며 네이버·다음 등 개별 포털사이트업체에 대한 조사시기여부를 놓고 내부적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검색사업자라는 것이 신흥시장이기 때문에 공정위 측에서 사전조사에 많은 신경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전조사가 모두 종료돼 조만간 전담팀을 구성, 이르면 내달 중에 개별기업에 대한 현장조사를 할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개별기업에 대한 정부부처간의 조사업무가 중복되지 않는 관례에 비춰볼 때 네이버의 경우 세무조사와 공정위 조사를 동시에 받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인터넷검색사업자법 연내 입법 계획
한편 포털업체들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제도적인 방지책 마련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현재 가칭 '인터넷검색사업자법률안'을 마련 중에 있으며 5월 중 공청회를 거쳐 연내입법을 목표로 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