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경쟁적 매입… 롯데제과, 최상위 지주사 호텔롯데과 다른 계열사 연결고리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가(家) 신동주ㆍ동빈 형제가 롯데제과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최상위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와 다른 계열사를 연결하는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곳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그룹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의 일본 제과 계열사인 ㈜롯데는 지난 4일 롯데제과 지분을 2.07% 매입한 데 이어 9일 지분 7.93%를 추가로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롯데의 지분율은 10%까지 높아져 단숨에 롯데제과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현재 롯데제과 주요주주는 △롯데알미늄 15.29% △신동빈 회장 8.78% △롯데장학재단 8.69% △신격호 총괄회장 6.83%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3.96%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2.52% 등이다.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신동빈 회장은 본인의 개인 지분과 계열사 지분을 포함해 우호지분을 최대 40%까지 확보하게 됐다.
신 회장이 밝힌 지분 매입 이유는 한ㆍ일 제과업의 시너지 효과다. 롯데제과와 ㈜롯데 양사는 해외시장에서 네트워크ㆍ유통채널 공유, 신제품 개발, 연구ㆍ개발(R&D)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지난 7월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취임과 함께 한ㆍ일 롯데의 '원톱' 자리에 오른 뒤 시너지 창출을 위해 더 많은 공조가 시도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신동빈 회장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ㆍ일 롯데제과의 경우 해외시장에서 많이 협력해왔고 시너지도 있었다"며 "세계 제과시장에서 두 회사의 순위는 30위 정도이지만, 합쳐서 생각하면 7~8위 정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한ㆍ일 롯데그룹의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일본과 한국 제과업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표면적인 이유와 더불어 신 회장이 자신이 장악한 ㈜롯데를 통해 한국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주ㆍ동빈 형제의 롯데제과 지분 매입 경쟁은 지난 2013년부터다. 신 전 부회장은 2013년 8월부터 2014년 8월까지 총 12차레에 걸져 롯데제과 주식 6787주(0.48%)를 사들였다. 지분율은 2013년 기준 3.48%에서 현재 3.96%다. 신 전 부회장은 이 지분을 사들이는데 개인자금 121억6287만원을 지출했다.
신 회장도 롯데제과의 개인 지분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2013년 8월부터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당시 3.52%에 불과하던 지분율이 8.78%까지 올라섰다.
신동주ㆍ동빈 형제가 롯데제과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롯데제과가 롯데그룹 내 순환출자구조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최상위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와 다른 계열사를 연결하는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현재 남아있는 롯데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 67개 가운데 54개 고리에 포함돼있다.
롯데제과는 롯데칠성음료(19.29%), 롯데쇼핑(7.86%), 롯데푸드(9.32%), 롯데리아(13.59%), 롯데역사(8.87%), 코리아세븐(16.5%), 롯데자산(7.19%)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당 부분 갖고 있다.
롯데그룹 내 상장사는 롯데제과를 포함해 롯데손해보험,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푸드 등 7곳이지만 두 형제가 지분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곳은 롯데제과가 유일하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측은 "제과 사업을 통해 양국 계열사 간 협력 관계를 높여나가겠다는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