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라이프] 동갑부부·연상연하… 부부 노후자금에도 차이가 있다네요

입력 2015-12-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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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나이차 따른 은퇴설계법…60세 동갑부부 기준 30년간 노후비용 연간생활비 20배 필요

지난 8월 OECD에서 발표한 한국인 남녀 기대수명은 평균 80세.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밝힌 한국인의 퇴직 연령은 평균 53세. 특히 정년까지 일한 비율은 7.6%로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가 머지않은 만큼 은퇴 후 부부가 함께 여생을 보낼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대부분의 기혼자는 은퇴자금을 마련할 때 배우자와 같이 생활할 자금을 준비한다. 은퇴 후에도 부부가 함께 황혼기를 보낼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부부도 실제 은퇴 후 필요한 자금이 차이가 나게 된다. 바로 평균수명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동갑인 부부와 나이 차이가 5세인 부부, 그리고 10세인 부부의 필요 은퇴자금은 얼마나 달라질까.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분석한 ‘나이차에 따라 달라지는 부부의 은퇴 설계’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동갑일 때 필요한 은퇴자금이 두 사람의 연간 생활비의 20배이고, 아내가 5세 연하면 22배, 10세 연하면 23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차에 따라 추가로 2~3년 치 생활비를 더 준비해야 하는 등 연령이 노후 대비에 미치는 영향력이 의외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은퇴설계는 남편이 2~3세 연상인 부부를 가정하고 아내의 기대여명만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다양해지는 혼인 연령 패턴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혼인통계에서 아내가 동갑이거나 연상인 초혼 부부 비중이 1990년 18%에서 2014년 32%로 늘어났다. 아내가 남편보다 6세 이상 어린 부부도 초혼 가운데 15%, 재혼은 29%나 차지하고 있다.

나이차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다면 은퇴 후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부부의 당초 기대보다 실제 노후시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설계는 두 사람의 삶이 모두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고려해야 한다. 즉 부부 중 최종 생존자가 사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해야만 제대로 된 은퇴설계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부부 기대여명’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부부 기대여명이란 두 사람의 인생이 모두 마무리되기까지의 평균 시간을 의미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2013년 통계청 완전생명표 데이터를 활용해 나이차에 따라 달라지는 부부 기대여명과 필요 은퇴자금을 제시했다.

먼저 60세 동갑일 때 부부 기대여명은 30년으로 설정했다. 이는 남편의 기대여명(22년)보다 8년, 아내의 기대여명(27년)보다 3년이나 더 긴 것이다. 이를 통해 은퇴설계가 남편, 아내의 기대여명을 개별적으로 적용하기보다 부부 기대여명을 바탕으로 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또한 부부 기대여명은 부부 모두 건강한 10년, 부부 중 하나 이상이 활동장애를 겪는 10년, 사별 후 홀로 지낼 10년, 즉 ‘트리플 10(10-10-10)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내가 연하인 경우 부부 기대여명은 띠동갑 연하일 때 38년까지 늘어나지만, 부부 모두 건강할 10년과 활동장애를 겪는 10년은 그리 변하지 않고, 주로 홀로 살 시간이 18년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아내가 연상이면 부부 기대여명이 단축되고 부부 건강시간도 띠동갑 연상일 때 5년까지 짧아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부부 기대여명을 바탕으로 필요 은퇴자금을 산출한 결과 부부가 동갑일 때 연간 부부 생활비의 20배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부부 생활비가 연 2400만원(월 200만원)일 때 은퇴자금으로 4억8000만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필요 은퇴자금도 부부 나이차에 따라 달라져 아내가 띠동갑 연하일 때는 24배까지 증가하고, 반대로 띠동갑 연상일 때는 17배로 줄어 7년 치 부부 생활비만큼 차이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 기대여명보다 ‘더 오래 살’ 것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은퇴자금을 산정하려면 추가로 5~6년 치 생활비를 더하면 된다. 부부 중 절반 정도는 부부 기대여명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60세 동갑 부부 중 90%가 모두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인 38년을 기준으로 하면 은퇴자금으로 부부 생활비의 26배가 필요하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심한 은퇴설계를 위해서는 부부 기대여명에 바탕을 둔 은퇴 설계를 해야 한다”며 “특히 부부가 모두 건강한 시간, 간병 기간, 홀로 사는 기간 등 3단계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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