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그룹, '도원결의'로 시작한 소프트웨어 강자

입력 2007-04-23 10:18수정 2007-04-2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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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래 회장 정점 다우데이타 중심으로 수직계열화

-소프트웨어 계열사 주축 키움증권·한신평정보 금융사까지

-우량 자회사 성장으로 다우기술 지주사 요건 적용 임박

-금융사 지분 처리 '딜레마'…그룹 차원 해법 제시 관심

다우그룹은 1986년 1월 설립한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다우기술이 모태이다.

유비현덕과 그의 의형제들이 도원결의(桃園結義)를 맺고 뜻을 같이 했듯, 경기도 가평의 화야산 꼭대기에서 돼지머리에 고사를 지내며 창업주인 김익래 회장(57·사진)과 10명의 직원이 고사를 지내며 기업의 시작을 알렸다.

'다우'라는 사명은 세상에 많은 도움을 준다(多祐)는 뜻이다. '세상이 모두 우리의 것'이라는 한글 의미도 포함돼 있다.

21년이 지난 현재 다우그룹은 12개 계열사(상장사 5개사, 해외법인 1개사 포함)를 거느린 중견 그룹으로 성장했다. 계열사의 사업 내용도 소프트웨어를 주축으로 증권, 금융정보, 부동산개발 등으로 다각화됐다.

▲다우데이타 중심 수직계열화

다우그룹은 지난해부터 순환출자로 얽혀 있는 계열사간 지분구도 정리 작업을 단행했다.

다우기술이 가지고 있던 다우데이타 지분을 전량 김익래 회장에게 매각하고,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의 최대주주인 다반테크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에따라 다우그룹의 지분구도는 김익래 회장-다우데이타-다반테크-다우기술-키움증권, 한신평정보, 인큐브테크 등 자회사 순으로 배열됐다. 종전 김 회장-다반테크-다우기술-다우데이타-다반테크 순으로 이뤄졌던 순환출자 구조의 연결고리를 끊은 것이다.

지난 12일에는 다우데이타가 다반테크를 흡수합병키로 하면서 계열사 지분정리를 마무리했다.

이번 합병으로 다우데이타는 다반테크가 가지고 있던 다우기술 지분을 직접 소유, 지분구도가 김익래 회장-다우데이타-다우기술 순으로 한단계 간소화됐다. 다우데이타가 다우그룹의 지주회사격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김익래 회장이 다우데이타의 지분 47.96%를 가지며 지배구도의 정점에 위치한 가운데 다우데이타가 다우기술(29.81%)을, 다우기술이 키움증권(59.67%), 인큐브테크(49.89%), 한신평정보(28.88%), 유니텔네트웍스(67.15%), 지앤지피플(27.64%), 다우와키움(90.68%) 등을 지배하는 구도다.

아울러 다반테크가 보유하고 있던 412만주의 다우기술 신주인수권(BW)도 취득, 이를 주식으로 바꿀 경우 다우기술 지분율이 36.4%로 높아져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에서 금융·부동산으로 확대

다우그룹의 사업구도는 소프트웨어와 금융, 부동산으로 나눌 수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시스템통합(SI)업체 다우기술과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다우데이타, 인큐브테크가 대표적이다. 다우데이타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어도비사 제품 국내 총판사업이 주력이고, 인큐브테크는 매킨토시 컴퓨터용인 쿽익스프레스를 공급하고 있다.

금융관련 계열사로는 2000년 설립해 2004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온라인매매전문 증권사 키움증권이 대표적이다. 키움증권의 자회사로는 투자업무를 담당하는 키움인베스트먼트가 있다. 키움증권은 현재 온라인주식위탁매매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증권사다.

2000년 6월에는 다우기술이 신용평가사인 한신평정보의 지분 14.56%를 확보하며 대주주로 올라섰고, 이후 경영진 교체 등을 둘러싸고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분을 꾸준히 늘려 현재 29.50%(다우기술 28.88%, 다우데이타 0.62%)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2005년 5월 코스닥에 상장한 한신평정보는 개인신용정보분야 점유율 31% 를 기록중이다.

이밖에 다우와키움은 죽전디지탈밸리 시행사이며, 지앤지피플은 취업포털 '사람인' 등을 운용하는 HR(휴먼릴레이션스) 회사이다.

다우그룹의 창업주인 김익래 회장은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하고 1976년 한국 IBM에 입사한 후 81년 국내 벤처기업 1호로 평가되는 큐닉스 설립에 참여했다. 86년에는 다우기술을 설립하며 독자적인 사업의 길로 접어들었고 2000년 들어 금융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현재는 김 회장이 경영 총괄을 담당하는 가운데 다우기술(최헌규 대표) 다우데이타(최헌규·이진환 공동대표) 키움증권(김봉수 대표) 등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다우기술 지주사 적용 '딜레마'

다우그룹이 다우데이타 중심으로 수직계열화 구도를 완성했지만, 그룹 전체적으로는 다우기술이 여전히 중심축이다. 다우기술은 대표적인 우량 자회사 키움증권을 비롯해 한신평정보, 인큐브테크 등 상장계열사만 세곳을 지배하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 등 자회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다우기술이 지주사 요건을 갖춰나가고 있는 점은 향후 다우그룹의 '딜레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 자회사의 주식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을 넘는 기업을 지주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2006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다우기술의 자산총액은 2729억원. 다우기술이 최대주주로 있는 자회사 키움증권(이하 보유지분 장부가액 892억원) 한신평정보(255억원) 유니텔네트웍스(38억원) 인큐브테크(14억원) 등의 주식가액이 전체 자산의 50%에 육박하고 있어 지주사 요건 적용이 임박한 상황이다. 키움증권 등 우량 자회사의 빠른 성장세가 원인이다. 키움증권의 경우 다우기술이 보유한 주식가액이 2005년말에는 458억원에 불과했으나, 1년만에 두 배 가량 높아졌다.

지주회사로 규정되면 ▲부채비율 200% 이하 ▲자회사 지분율 상장사 20%, 비상장 40% 이상 유지 ▲금융사 지분 소유 금지 등의 조치를 2년(최대 4년)내에 이행해야한다.

이렇게 되면 다우기술 입장에서는 우량 자회사인 키움증권 지분을 어떤식으로든 처리해야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다우그룹 관계자도 "다우기술이 지주회사 요건에 근접하면서, 지주사 전환 여부 및 금융계열사 지분 처리 문제 등을 놓고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다우그룹이 지주회사 요건에 적용될 경우 선택은 ▲자산총액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지주사 적용 회피 ▲비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계열사 지분 처분 ▲금융지주회사 별도 설립 등의 방안 중에서 선택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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