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훈(시인, 산업은행 부장)
大雪 지나고, 흐리다 눈,
눈 내리고, 오늘은
耶蘇가 찾아오는 날
간밤, 무릎 시리고 저녁놀 붉더니
관철동에서 성포동, 내 삶의 갱도 위,
내리는 눈
눈
눈, 펄
펄, 펄
펄, 눈
눈, 펄, 펄
펄, 펄
눈
낙향 같은, 늦은 歸家
갑자기 터지는
두 살배기 딸내미 웃음소리 한 구비가
전차 침목 같은 나날 사이에, 사다리를 놓는다
耶蘇를 만나러
천국에까지 갈 필요는 없다
이렇게, 눈 나리는 날에는
耶蘇(야소): ‘예수’의 한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