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눈 나리는 날에는

입력 2015-12-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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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훈(시인, 산업은행 부장)

大雪 지나고, 흐리다 눈,

눈 내리고, 오늘은

耶蘇가 찾아오는 날

간밤, 무릎 시리고 저녁놀 붉더니

관철동에서 성포동, 내 삶의 갱도 위,

내리는 눈

눈, 펄

펄, 펄

펄, 눈

눈, 펄, 펄

펄, 펄

낙향 같은, 늦은 歸家

갑자기 터지는

두 살배기 딸내미 웃음소리 한 구비가

전차 침목 같은 나날 사이에, 사다리를 놓는다

耶蘇를 만나러

천국에까지 갈 필요는 없다

이렇게, 눈 나리는 날에는

耶蘇(야소): ‘예수’의 한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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