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의 여파로 가계소득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영업자의 낮은 수익성이 가계소득 증가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진단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일 ‘가계소득 현주소 및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년간 가계소득 증감 원인을 검토한 결과, 가계소득 증가는 피용자보수(임금)가 주도했으며, 제약요인으로는 자영업자의 낮은 수익성과 비율 증가, 조세ㆍ준조세의 빠른 확대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소득은 2004년 490조2000억원에서 2014년 788조8000억원으로 연 4.9%씩 총 1.6배로 늘었다.
이 기간에 피용자보수(임금)는 연 5.9%씩 총 1.8배로 증가했다. 임금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4년 76.0%에서 2014년 84.0%로 늘어나며 가계의 핵심소득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가계소득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영업자의 영업잉여는 연 2.9%로 부진해 가계소득 증가율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영업잉여란 시장에서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산업이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를 말하며, 부가가치를 구성하는 한 요소이다.
실제로 자영업자의 연간소득(2072만원)은 근로소득자(3074만원)의 67.4%에 불과했다. 서비스업 중 연간 수익이 2000만원 미만인 업종에 자영업 사업장이 98만개(서비스업 사업체의 3분의 1), 총 223만명(서비스업 종사자의 5분의 1)이 종사하는 등 자영업의 저수익성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높은 자영업자의 비율도 제약요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27.4%(2013년)로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를 넘는 고소득 국가의 비율 평균 11.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5.8%보다도 높았다.
전경련은 “자영업이 수익성이 낮고 저수익 업종에 몰려 있는데 자영업자 수는 많다 보니 자영업자 영업잉여가 부진하고 이것이 가계소득 증가율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직접세ㆍ순경상이전이 가계소득 항목 중 가장 빨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역시 가계소득 제약 요인으로 진단됐다. 경상세는 해마다 정상적으로 부과하는 세금이며, 순경상이전은 의료보험 등 사회보험 비용을 말한다.
실제 국민연금ㆍ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지출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로 OECD 평균 21.6%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10년간 4.4%포인트(1.7배) 느는 등 증가속도는 빨랐다. 또한 소득세 등은 정부지출은 2004년 112조원에서 지난해 224조원으로 확대되며 급증했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자영업자 비중이 34.0%에서 26.8%로 낮아졌으나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다”며 “수익이 낮은 부문에 종사하고 있는 자영업자를 양질의 임금근로자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의료, 금융, 정보서비스, 전문ㆍ과학ㆍ기술서비스 등 고임금인 지식집약 서비스업의 활성화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