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에 JP모간 선정…저금리 장기화 등 종신보험 역마진 직격탄 '부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이 16년 만에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20년 가까이 한국 시장에서 영업해 온 알리안츠생명이 매각 작업에 나서면서 국내 보험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 독일 본사는 최근 한국법인을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로 JP모간을 선정했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JP모간이 이번 주부터 외국계 등 잠재인수후보자를 대상으로 티저 레터를 배포했다”며 “알리안츠 본사가 장기화한 저금리로 고금리 상품 판매에 따른 역마진을 이기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자 한국법인 매각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알리안츠는 독일계 보험회사로, 한국을 포함해 70여개 국가에 지점과 지사, 현지법인을 두고 영업 중이다. 한국법인은 지난 1999년 생명보험 업계 4위였던 제일생명을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은 한국 진출 이후 3년여 만에 550억원 흑자를 냈으나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며 현재 생명보험업계 순위가 11위(MS 2%)로 내려앉았다. 올 7월 기준 70억원의 손실을 냈다.
다만 매각 최종 성사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07년에도 알리안츠 본사에서 도이치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 작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여의치 않았다”며 “워낙 한국 보험업계가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을 떠나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알리안츠 외에도 국내사의 경쟁력이 커지면서 외국계 보험사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 한국을 떠나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1년 영국 프루덴셜그룹이 영풍생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PCA생명은 매각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02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은퇴설계 프로그램’을 선보인 PCA생명은 당시 공격적 변액보험 판매와 GA(보험대리점)와의 판매 제휴를 통해 성장했으나 선수당 지급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 한국 진출 15년 만인 내년에 철수키로 결정했다.